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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도 고민" 여·야 기본소득 목소리…논의 탄력 붙을까

최종수정 2020.06.03 14:53 기사입력 2020.06.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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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등 정치권서 기본소득제 도입 옹호 목소리 커져
기재부 "여건상 적절치 않아" 거듭 반대…진통 예상
전문가 "정치권·전문가·국민 합의 마련해야"

지난달 18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한 양말 가판대 앞에 '대구광역시 선불카드, 온누리상품권, 정부 재난지원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한 양말 가판대 앞에 '대구광역시 선불카드, 온누리상품권, 정부 재난지원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여·야를 포함한 정치권에서 기본소득제 도입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본소득 관련 논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등 일각에서는 기본소득 도입은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실효성이 낮아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제기돼 진통이 예상된다.

전문가는 정치인·경제 전문가·국민 등 다양한 주체가 모여 공론화를 통해 기본소득에 대한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달 중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제3차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 제2차 정부재난지원금에 필요한 10조3685억원을 편성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더라도 경제는 상당 기간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경제 순환을 원활하게 하려면 공급보다 수요를 보강해야 한다"며 "2~3차례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이전에도 기본소득제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에 "재난기본소득은 복지 정책이 아니라 경제 정책"이라며 "정례화해서 기본소득제로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본소득제는 소득·재산 수준이나 노동 여부·의사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균등한 소득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 지사는 해당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과거 고도성장 시대와 달리 지금은 소비 부족으로 성장이 정체되는 저성장시대"라며 "정부 재정정책도 소비역량 지원에 집중돼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모임에서 강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모임에서 강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 통합당에서도 기본소득제가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아 통합당 비대위원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제) 관련 고민을 하시더라"며 "테이블에 못 올릴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비례대표 의원 모임 강연에서 "물질적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시켜야 하는지가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라며 "배고픈 사람이 길을 가다가 빵집을 지나는데 돈이 없어 먹을 수 없다면 무슨 자유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직접 기본소득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소득제가 내포한 보편적 복지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여·야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책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기본소득제 도입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온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 후 질의응답 시간 당시 "기본소득 도입 논의는 이번에 시작된 게 아니고 몇년 전부터 계속 제기된 사안"이라면서도 "아직 우리 여건상 기본소득제를 도입하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지난 3월에도 전 국민에게 보편적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정책에 반대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재난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로 △재정건정성 악화 △채권 금리 인상 부담 △투입 재원에 비해 낮은 경기 부양 효과 등을 꼽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본소득제에 대한 찬반 여론도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A(29) 씨는 "기본재난소득을 지급 받은 뒤 확실히 소비 활동을 늘렸다. 경제 위기 상황에 서민들을 도울 유용한 정책인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B(28) 씨도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일이 끊겨서 곤란해하던 참에 재난지원금과 각종 예술인 지원 정책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기본소득이 노동 의욕을 꺾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처럼 소득이 불안정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직장인 C(31) 씨는 "정부가 기본소득 같은 특정한 정책에만 예산을 쓰면 진짜 위기가 닥쳤을 때 속수무책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래를 생각하면, 복지 정책은 선심성으로 남발하는 것보다 필요한 사람에게만 지원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전문가는 기본소득 논의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국민이 합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기본소득지원금 등 기존의 전례를 통해 이미 국민들은 기본소득제의 효용을 피부로 느꼈다"며 "이제는 여·야가 직접 나서서 범국민적 합의를 마련하기 위해 움직일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의 경우에는 긴급 사태였으며 일회성 정책이기 때문에 국채를 발행하는 형태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기본소득을 안정적으로 제도화하려면 세입을 이용해야 한다"며 "따라서 증세를 통해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세는 범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해낼 수 있다"며 "국회의원과 경제 전문가, 국민들이 함께 모여 기본소득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하고 협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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