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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뉴딜, 국민 공감과 체감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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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그린 뉴딜, 국민 공감과 체감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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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 사업은 대개 대규모 건설사업을 수반하기 때문에 친환경을 의미하는 그린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단어가 만났다. 이름하여 ‘그린 뉴딜’이다. 마치 따끈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느낌이라 그 의미가 금방 와 닿지는 않는다.


그린 뉴딜 또한 결국 뉴딜 사업이기에 대규모 SOC 사업이 연상되지만, 정부는 과거 녹색성장 시대의 4대강 사업과 같은 대규모 토목 SOC 사업은 전혀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의 녹색성장이 지나치게 뉴딜만 강조되어 무늬만 그린이 되었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고민이 엿보인다.

뉴딜(New Deal)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정책'이다. 1930년대 대공황의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경기부양 등을 목적으로 새로운 정책, 즉, 뉴딜을 제안했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 생계마저 위협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에게 필요한 뉴딜은 당장의 일자리다. 그 일자리는 취약계층과 서민들이 쉽게 진입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최근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아이템들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개념마저 생소한 ‘넘사벽’인 것이 많다. 몇몇 아이템은 ‘새로운 정책’이라기보다는 이미 기존에 다른 간판을 달고 추진해 오던 사업들이다. 금번 그린 뉴딜 정책에 따라 간판만 바꿔다는 식의 정책은 곤란하다. 일부 국민만이 공감하고, 특정 이해집단만이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뉴딜 사업은 지난 4대강 사업처럼 결국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시대적 요구에 비춰봤을 때 그린 뉴딜은 결국 온실가스 감축과 연계된 사업임에는 틀림없다. 전기?수소차, 신재생에너지, 탄소 포인트제, 그리고 저탄소 건축물 등이 주요 감축수단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 사업은 당장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당장 필요한 일자리와 경기부양을 할 수 있는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얼마 전 한 간담회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린 리모델링을 통해 상당한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효과가 가능함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린 리모델링의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필자는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물과 식물을 이용한 친환경적인 그린 리모델링을 제안해 본다. 건물의 옥상녹화와 벽면녹화를 통해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낮춰줄 수 있으며, 자료에 따르면 벽면녹화 시 건물의 외벽 온도는 15℃ 가까이 낮아진다. 빗물을 저장하고 활용함으로써 침수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증발산에 의한 폭염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LH 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로 노면에 물을 뿌릴 경우 2~3℃의 온도저감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리는 과거에 그린 뉴딜과 비슷한 사업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그 상흔은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실패의 가장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규모 뉴딜 사업에 따른 수혜 또한 서민보다는 일부 건설사에게만 돌아갔다는 비난도 면하기 어렵다. 이번 뉴딜은 정부 또는 기업의 주도가 아닌 국민이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친환경의 그린과 대규모 SOC 사업의 뉴딜은 어쩌면 공존할 수 없는 따끈한 아이스아메리카노인지도 모른다. 우리 정부는 그린 뉴딜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린 뉴딜의 정확한 개념은 정립되지 않았지만, 기후?환경적인 측면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 읽혀진다.


개발시대와 달리 친환경의 그린이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판단된다. 이제 남은 고민은 어떤 아이템을 담을까 하는 것이다.


의외로 답은 간단할 수 있다. 그린 뉴딜의 취지에 맞게 친환경인가, 그리고 일자리 창출과 소득분배가 가능한 것인가의 여부만 확인하면 될 것이다.


물과 식생을 이용한 도시공간의 그린 리모델링으로 기후변화 대응,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의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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