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못 보고 지낸지 3개월" 어버이날 요양시설 면회 금지에 가족들 울상
7일 중대본, 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해 요양병원 등 면회·외출 자제 권고
방역당국 "집단감염 위험 높아…화상 면담 등도 적용 가능"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김연주 인턴기자] #치매 환자인 80대 시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고 있는 주부 박모(57)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완화되고 어버이날이 다가오면서 면회를 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감염에 취약한 노인들이 모인 요양 시설 등에서의 거리두기 규제는 풀리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커졌다. 박 씨는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한지 벌써 석 달째"라며 "병원을 통해 안부를 전해 듣는 것 말고는 어머니의 소식을 전혀 알 수 없는데 어버이날까지 뵐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요양병원과 요양 시설에 있는 부모를 만나려는 사람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고위험군이 밀집한 요양병원 등에서의 집단 감염을 우려해 지침대로 면회 금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7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원에는 기저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이 입소한 상태로, 기존 집단감염 사례들이 다수 발생해 매우 엄격한 방역 조치를 해왔다"며 "8일 어버이날이지만 (현재) 요양병원 면회를 완화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버이날을 맞아 많은 사람이 요양병원에 있는 부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조금만 더 참고, 대신 영상통화나 전화통화를 통해 안부를 묻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70대 아버지를 요양 시설에 모신 김모(59)씨는 "평소 자주 뵙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인데, 코로나19로 더 보기 힘들어졌다"며 "영상 통화로 몇 번 얼굴을 뵀지만, 귀가 어두운 아버지와 제대로 대화를 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김씨는 "어르신들은 가족들이 얼굴만 비추고 가도 며칠 생기가 돌아 건강하게 잘 지낸다고 하시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세가 악화할까 봐 겁이 난다"고 했다.
정부의 요양 시설 면회 금지 지침은 해당 시설 환자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 환자로,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한 대상이라는 집계에 따른 것이다.
7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256명의 평균 연령은 77.4세로 집계됐다. 사망자의 86%는 65세 이상이었다. 치명률은 나이가 많을 수록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80세 이상 치명률은 25.00%에 달했다. 80세 이상 코로나19 환자 4명 중 1명꼴로 사망한다는 의미다. 70대 10.85%, 60대는 2.73%였다.
또 요양 시설에서 지내는 노인의 상당수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도 각별히 특히 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은 기저질환이 있었다. 기저질환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는 지금까지 3명에 불과했다. 사망자가 갖고 있던 기저질환을 보면 심뇌혈관질환 등 순환기계 질환이 77.0%로 가장 많았고, 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 48.8%, 치매 등 정신질환 44.1%,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계 질환 24.2% 등(중복 가능)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역 당국에 따르면 6일까지 대구 지역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28명, 대실요양병원에서 1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경북에 있는 봉화 푸른요양원에서 68명, 경산 서요양병원에서 66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집단감염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6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건강한 청장년층에는 감염돼도 그렇게 위중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 같이 면역이 약한 분들께는 감염도 쉽게 일어나고 위중한 상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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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요양 시설 종사자는) 더욱더 철저하게 바이러스를 차단하고 감염관리를 지속해달라"며 "(집에 머무르는 노인에 대해서도) 가족들이 약물 복용이나 운동, 밀폐 실내시설 방문 여부 등을 잘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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