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약발 먹혔나...대차잔고 50兆대 급감
증권사, 자금 수급에 숨통 트여
대주거래 감소 효과도 한몫
금융지원 지원사격에 안정세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공매도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주식 대차잔고가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월 73조원대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한 대차잔고는 현재 50조원대까지 줄었다. 금융 당국의 6개월간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와 함께 증권사들이 자금 수급에 숨통이 트이면서 대차시장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설 만큼 급박한 시기는 지났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대차잔고는 56조371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으나 전날에는 57조4518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3월5일 73조4429억원의 연중 최고치와 비교해서는 두 달 동안 22% 감소했다.
최근 증시 대차잔고 감소세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금융 당국이 오는 9월까지 6개월간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것이 대차거래 잔고 감소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대책을 내놨다. 공매도 전면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때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대차거래 잔고는 증시에서 주식을 빌려 거래하고 남은 물량을 뜻한다. 통상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가 금지된 만큼 대차잔고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다.
다른 원인은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조달하는 대주거래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3월 이후 주식 대차잔고의 증가세는 증권사가 주도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당시 기업어음(CP) 상환,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등으로 자금 수급에 최악의 어려움을 겪던 증권사들이 대차시장을 통해 단기 유동성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CP만 해도 NH투자증권 2000억원, 미래에셋대우 2000억원, 메리츠종금증권 1800억원, 신한금융투자 2000억원 등 총 8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ELS 마진콜의 여파도 한몫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4월에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자 증권사들은 대주거래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자금 확보는 급한데 전자단기사채나 CP 발행 등 기존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받쳐주지 못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의 금융 지원 패키지 공급과 국내 증시 지수 급락세도 안정을 찾으면서 우려하던 자금 경색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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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대차거래 감소는 공매도 금지 효과도 있겠지만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조달하는 대주거래 감소의 효과도 크다"며 "4월 최악의 자금 경색 상황을 피한 증권사들은 대주거래를 통한 현금 성격의 주식 담보금 확보에 나설 유인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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