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계약 안하면 거래 못해"…지방 아파트 분양권 '사각지대'
웃돈 8000만~1억인데 신고는 3000만원만
다운계약 안하면 사실상 분양권 거래 못해
위법행위지만 국토부 단속 없어…사각지대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A씨는 최근 경기도 평택시의 한 아파트 분양권을 사려다 포기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록된 이 아파트 실거래가보다 최소 8000만원을 더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이날 4군데의 공인중개사무소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뒤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A씨는 "요즘도 분양권 다운계약이 있는줄은 몰랐다"며 "대놓고 이런 일을 해도 단속이 되지 않는다는게 이상할 정도"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부동산 시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나섰지만 일부 지방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다운계약과 같은 시장 교란행위가 만연하고 있지만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평택에 위치한 A아파트 분양권은 다운계약 없이는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부터 전매제한이 해제된 이 단지 분양권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는 웃돈이 약 3000만~5000만원이 붙어 거래된 것으로 신고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웃돈 규모가 8000만~1억2000만원선으로, 신고된 금액과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분양가가 4억30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실거래가 현황을 살펴보면 4억3000만~4억8000만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신고 내역으로만 보면 프리미엄이 없거나 5000만원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이 가격으로는 분양권을 살 수 없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B공인 대표는 "실거래가를 보고 와서는 거래를 할 수 없다"며 "분양가에 (신고되지 않는) 프리미엄과 (매수인 부담) 양도소득세를 고려하면 최소 1억원 중후반대까지도 더 생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운계약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C공인 대표는 "파는 사람은 다 다운계약으로 팔려고 하고, 그게 합의가 안되면 거래를 못한다"며 "단속이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매도인 입장에서는 신고하는 양도가격이 낮아지면 그만큼 양도차익이 줄어들어 양도세를 줄일 수 있다. 일부 중개업소들 역시 가격이 낮아지면 거래가 활발해지는 만큼 사실상 이 같은 행위를 묵인한다. 심지어 일부 중개업소는 "양도세 부담을 매수인이 부담하는 조건도 많다"며 "통장 관리만 잘하면 문제 없다"고 이 같은 행위를 부추기기도 하는 분위기다.
실거래가보다 가격을 낮춰 신고하는 다운계약은 엄연한 불법행위다. 이 같은 행위가 적발되면 비과세나 감면받은 양도세가 추징되는 것은 물론 양도 가격의 5% 이내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여기에 신고불성실ㆍ납부불성실 가산세까지 붙는다. 매수인 역시 실거래 신고의무 위반으로 취득세의 3배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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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계자는 "다운계약은 실거래가 신고를 했는데 누락된 것이 있거나 내용이 정확하지 않을때 조사를 하게 돼 있다"며 "분양권 다운계약의 경우 한국감정원에 설치된 부동산거래질서교란행위 신고센터에 사례가 접수되면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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