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놀러갈래요" 황금연휴, 코로나19 중대 고비될까
국내선 운항횟수 70~80%선 회복
경부·호남·전라선 하행선 KTX 열차 일부 시간대 매진
제주관광협회, 연휴동안 17만9천여 명 제주방문 예상
정부 "방역관리 회복세이나 아직 안심 못해"
전문가 "경각심을 늦출 시기아냐"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이제 놀러 가도 되지 않을까요?"
직장인 A(29) 씨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이른바 황금연휴를 즐기기 위해 연차를 냈다. A 씨는 "요즘 주말에 어딜 가도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더라. 연휴 기간 동안 특별히 멀리 가지는 못해도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도 뵙고 친구들도 만나려고 한다"며 "최근 정부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했고, 확진자 수도 점점 줄고 있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자 여행 및 나들이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달 30일부터 내달 5일까지 최대 6일까지 쉴 수 있는 연휴가 예정돼 일부에서는 대규모 감염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을 잘 지키면 괜찮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가 하면 정부에서는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연휴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경각심을 늦출 시기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소 완화해 실시한 지 일주일이 되는 날"이라며 "대부분 환자가 입국검역이나 격리 등 방역관리체계 내에서 발견되고 있고 환자 발생도 계속 줄어들고 있어 종합적으로 볼 때 방역관리체계의 통제력이 점차 회복되는 추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왔다. 이후 2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2주간 전보다 수위를 낮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 중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소 완화해 실시한 지난 일주일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지난주 25명에서 이번 주 9.3명으로 10명 내외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한, 완치율이 80%를 넘기면서 격리 치료 중인 환자 수도 지난 24일부터 1,000명대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자 황금연휴 기간 여행을 계획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항공·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이달 둘째 주부터 국내선 운항 횟수를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70~80% 수준으로 늘렸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하루 10회(왕복 기준)로 줄였던 김포~제주 노선의 운항을 이달 둘째 주부터 하루 18회로 늘렸으며,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달 15일을 기점으로 같은 구간의 운항을 주당 왕복 138회에서 187회로 늘렸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도 연휴 특수에 대비해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운항을 늘렸다.
제주도 관광협회는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7일간의 황금연휴 동안 17만9천여 명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5일 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경부·호남·전라선 하행선 KTX 열차는 오는 29일 저녁 시간대(오후 6~8시) 대부분과 30일 오전 시간대 일부가 이미 매진상태다.
문제는 비행기나 열차 등 밀폐된 공간은 집단 감염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대는 한 자리씩 띄우고 앉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용객들도 있으나, 답답하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들도 있어 감염 위험이 더 높다.
이로 인해 방역 당국과 관련 업계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가용을 이용해 가족 단위 최소 규모로 이동하고 단체모임이나 단체식사는 피해 달라"며 "내가 무증상 감염자, 경증 감염자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의 방심이 자칫 사랑하는 부모와 자녀, 이웃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사람 간 2m 이상 거리두기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월3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에서 포항시남구보건소와 포항공항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에 따라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한 뒤 제주발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을 관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각 항공사 측도 열화상 카메라 비치, 무인 발급기(키오스크) 등 비대면 서비스를 운영해 감염 예방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체온 측정 결과가 37.5도 이상인 승객에 여정 취소를 권유하거나, 기내에서 다른 승객들과 분리된 좌석으로 배정한다. 한국철도 역시 연휴 기간 입석 예매를 받지 않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선다.
이같은 우려에도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을 지키면 여행이나 나들이를 떠나도 된다는 입장이다. 주말에 산행하러 갔다고 밝힌 직장인 B(25) 씨는 "등산로 입구에서 마스크 착용 확인과 함께 체온을 쟀다. 심지어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적어가기도 했다"며 "등산로 중간중간에는 마스크를 잘 썼는지 확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마스크만 잘 쓰면 야외 활동은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다수가 모이는 고위험 장소는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규모라 할지라도 여전히 위험 요소들이 있다. 개인위생에 철저해야 하고, 다수가 모이는 곳을 피해야 한다"라면서 "일각에서 마스크만 잘 쓰면 된다는 시민들이 있는데 마스크뿐 아니라 손 씻기, 기침 에티켓, 주변 환경 위생 등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도 여전히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이 파악하지 못하는 코로나19 환자가 지역사회에 존재해 방심할 경우 이들에 의해 또다시 대규모 감염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많은 국민들이 4월 말~5월 초 연휴 기간에 여행이나 모임을 준비하고 계신 것으로 예상되나 이로 인해 점차 통제돼가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지 않을지 정부로서는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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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코로나19의 전파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하고, 5월 5일까지 모임이나 행사, 여행 등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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