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면에 선 '86그룹'…복잡해진 당 역학구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 조정식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주류세력이던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그룹이 21대 총선에서도 대거 생환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퇴진론'을 딛고 다선 중진으로 거듭난 이들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벌써부터 민주당 내 역학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와 다음달에 있을 원내대표 선거는 86그룹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당권 도전이 변수로 꼽히지만,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송영길(5선) 의원을 비롯해 홍영표(4선)ㆍ이인영(4선)ㆍ우원식(4선) 의원 등 전현직 원내대표가 등이 당권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원내 수장도 86그룹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친문(친문재인)계 김태년 의원(4선)의 재도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역시 친문계인 전해철(3선)의원과 이번 총선 승리에 기여한 윤호중 사무총장(4선)도 원내대표 출마 저울질을 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노웅래 의원(4선)과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박완주 의원(3선),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3선)도 하마평에 오른다.
이해찬 대표를 주축으로 한 선배 세대가 물러나게 되면서 86그룹이 '리더급'으로 올라서게 된 것인데, 180석의 '슈퍼 여당'의 흥망이 사실상 86그룹의 손에 달리게 됐다는 평가다.
사실 총선 전까지만 해도 이들 86그룹은 '용퇴론'과 싸워야 했다. '민주화 운동의 주역'으로 , 또 '젊은 피'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정치권에 진출한 이들은 십수년의 세월을 거치며 어느새 주류가 됐고, 동시에 기득권이 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이 '뉴스1'의 의뢰로 지난해 12월 20일~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86그룹 퇴진론에 공감하는 비율이 66.7%로 응답자 3명 중 2명꼴이었다.
그럼에도 총선 국면에 접어들자 저력이 발휘됐다. 대부분 경쟁자 없이 단수공천을 받아냈고, 높은 이름값을 앞세워 총선에서도 무난히 승리를 거뒀다.
86그룹이 당권에 가까워 진 것 만큼이나 이 전 총리의 관계 설정도 관심이다. 강력한 대권 주자로 돌아온 이 전 총리는 계파색이 옅고, 본인의 계보 역시 당내에서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86그룹이 이 당선인의 '킹메이커'로 나설지 아니면 당권과 대권을 앞두고 견제의 대상으로 삼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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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그룹을 견제할 수 있는 대상으로는 친문계 초재선 의원들이 꼽힌다. 윤건영ㆍ윤영찬ㆍ고민정 당선인 등 청와대 출신들이 대표적이다. 높은 인지도와 '문재인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만큼, 당내에서도 입김이 상당히 셀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새로 국회에 입성한 청와대 중심의 초재선 의원들이 86세대와 입장을 같이할지 아니면 주류, 비주류경쟁을 하면서 세가 나눠질지도 관전 포인트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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