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코스피 상장사 685곳 조사 20%가 돈벌어서 이자도 못내
작년 악성재고 100조원으로 사상 최대
"위기 버틸 정부지원 절실"

이자도 못내는 '좀비기업' 2년새 두배 늘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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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역대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일명 한계기업이었다. 특히 3년 연속 한계기업인 좀비기업은 2년 사이 2배 더 늘었다.


제품을 만들어도 제대로 팔지 못한 악성재고도 사상 최대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확실한 올해 기업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코스피 상장기업 685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기업이 143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1보다 작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부실기업이라는 뜻이다. 부실기업은 2016년 94개, 2018년 123개 등 매년 증가했다.

비율로 따지면 상장기업 5개 중 1곳(20.9%)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또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인 좀비기업은 2017년 28개에서 지난해 57개로 2년 사이에 두 배 증가했다.


한경연은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로 기업들의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해 수익성이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조사 대상 기업들의 매출은 1152조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6조원으로 전년 대비 50.1% 줄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18년 9.4%에서 2019년 4.8%로 절반가량 줄었다.


물건을 만들어도 제대로 팔지 못하면서 악성재고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장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약 100조원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지난해 재고자산 증가는 팔리지 않아 쌓인 '악성 재고'이며 영업부진과 함께 기업 현금보유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1.5회로 2017년 14.3회 이후 2년 연속 감소해 기업들의 재고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평균일수는 2017년 25.5일에서 지난해 31.7일로 2년 만에 일주일가량 늘었다.


기업들의 곳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상장기업 685개사의 현금성자산은 2018년 142조원에서 지난해 132조원으로 10조원가량 감소했다. 숫자로 따지면 355개사(51.8%)의 현금성자산이 줄었다. 기업의 자산 대비 현금 보유 비중인 현금자산비율도 2016년 9.3%에서 지난해 7.6%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한경연은 상장기업 현금성자산의 감소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103조원으로 2018년 138조원에 비해 26% 감소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중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33개로 전체 상장사의 19.4%를 차지했다.


기업들이 부족한 현금흐름 때문에 투자금을 외부조달에 의존하면서 갚아야 할 순차입금은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71조원에서 237조원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다. 차입금은 증가하는 데 반해 현금유입은 줄어들어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올해 이 같은 기업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일단 생존할 수 있도록 세금감면과 규제완화 등 적극적 정부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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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인해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존립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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