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6일부터 온라인 강의 시작
대학생들, 부실한 온라인 강의에 '불만'
온라인 강의 진행하는 교수들도 불편함 토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대학가에서는 비대면 강의인 '온라인 강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카페에서 대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대학가에서는 비대면 강의인 '온라인 강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카페에서 대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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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몇 주째 이론 강의만 반복해서 듣고 있어요. 이럴 거면 그 비싼 등록금은 왜 다 받아가는지…."


수도권의 한 체육대학에 재학 중인 A(24) 씨는 "교육과정 특성상 실기 수업이 많은데 이런 수업을 다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대부분의 수업이 운동이론이나 근육과 뼈의 역할, 움직임 등 이론으로 배울 수 있는 강의를 보여주거나 과제로 대체됐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무래도 평소처럼 개강했으면 이론 시험 대비로 1~2주 하고 말았을 이론을 한 달 넘게 배우다 보니 수업 목적 자체에서 벗어난 느낌이 든다. 또 성적 평가 측면에서도 이론보다 실기가 강조되어있어 성적이 걱정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들이 지난 16일부터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는 질 낮은 강의를 제공하는 등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있어 학생들의 불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반값등록금 국민운동본부와 '코로나 대학생 119'(단체)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코로나19 관련 대학생 피해사례 발표회'를 열었다.


단체는 지금까지 전국 44개 대학·6개 대학원의 학생 485명이 코로나19로 인해 학습권 피해를 호소하며 '등록금 일부 환불·입학금 전액 환불' 요구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또 대학들이 예체능 계열 등의 실기 수업을 위한 대책 등을 마련하지 못한 채 온라인 강의를 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코로나19라는 재난 속에서 대학은 자신들을 피해자로 규정할 게 아닌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강의 수준 저하로 등록금 환불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강의 수준 저하로 등록금 환불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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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걸 반값등록금 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니 한 달 치 등록금을 돌려주겠다고 하는 것이 교육적이고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예체능 계열 및 공과 계열과 의학 계열 학생들은 실기 및 실험 비용이 포함된 비싼 가격의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관련 수업을 전혀 듣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에 제출한 '2019년도 전국대학 계열별 등록금'에 따르면 예체능계열 대학생들은 다른 계열 학생들보다 100만 원 이상 비쌌다.


예체능 계열 연평균 등록금은 774만 원으로 전체 등록금 평균(671만 원)보다 103만 원가량 비쌌다. 가장 비싼 금액의 등록금은 의학 계열로 평균 960만 원 정도였으며 공학 계열 역시 718만 원으로 평균보다 비쌌다.


서울의 한 약학대학에 재학 중인 B(22) 씨는 "전공 필수 과목 중 실험 과목이 있다. 그런데 실험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론 수업으로 대체가 됐다. 오프라인 수업이 시작되면 실험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언제 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 씨는 "한 학기 전체를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했지만,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라며 "실습이나 실험으로 인해 등록금이 타 대학보다 두 배가량 비싼데 실습과 실험을 진행하지 않으면서 등록금을 전부 받아간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다"라고 지적했다.


전북의 한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C(24) 씨 역시 "처음 온라인 강의가 시작됐을 때는 강의 없이 PPT 자료만 올라와서 당황스러웠다. 또 수업을 듣는 게 아니라 동영상 자료를 보고 나머지는 전부 과제로 대체됐다"며 "물리학이나 화학 과목 같은 경우는 실험 없이 보고서 과제로만 대체되고 있다. 등록금도 비싼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서울의 한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D(25) 씨도 "설계실에서 진행이 되어야 할 설계 수업들이 전부 온라인강의로 대체되고 있다. 과목 특성상 실습이 중요한데 실습보다 2, 3학년때 이미 배운 이론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아쉽다"며 "개강 이후에는 밀폐된 공간에 밀집되어서 수업을 듣는다는 부분이 걱정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듣는 것 자체에는 큰 거부감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한 대학생이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사진은 한 대학생이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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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사립대학교 총장협의회(사총협)는 27일 ‘온라인 수업 이후 학사운영 현황’에 4년제 대학 193개교 중 90개교(46.7%)가 4월6일부터 대면 수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공립대 40개교는 모두 4월6일 또는 4월13일면 대면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대면 수업이 시작돼도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된 수업을 듣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의 한 체육대학에 재학 중인 E(26) 씨는 "온라인 수업이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인강만 듣는 기분이 들고 수업 내용이 제대로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라며 "실기 수업 같은 경우 몸으로 직접 하면서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 못해서 답답하고 시험도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개강 이후에도 마스크를 쓰고 호흡량이 많은 전공과목들을 소화해야 할 생각에 앞이 깜깜하다. 실기 수업 같은 경우 학생들이 마스크 등을 잘 챙기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스크를 쓰고 실기 수업을 들을 때 집중이 잘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신학대학에 재학 중인 G 씨는 "실습 중심의 수업들이 전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현재 듣는 수업 중 상담 수업이 있는데 실제로 상담을 진행해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오프라인 개강 이후 상담 실습을 진행할 때 마스크를 쓰는 등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불가피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영상 강의 녹화 중'/사진=연합뉴스

'동영상 강의 녹화 중'/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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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이런 지적에 일부 교수들은 "학교와 교수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대학에서 강의 중인 교수 F 씨는 "교직에 있으면서 처음 겪는 상황이라 첫 녹화를 할 때는 무척 생소하고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불편함을 감수하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교수들은 온라인 강의라고 해서 소홀히 하지 않고 졸린 목소리로 수업을 하지 않는 등 질 좋은 수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대학교의 한 교수 역시 "강의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교수와 학생들 간의 소통인데 온라인 강좌는 이런 점에서 강의의 완벽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질문을 보낼 것을 격려하지만 잘 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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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온라인 강의는 현재 상황에서 실행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본다. 다만 무조건 학생들의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 되고 대학은 방학을 늦춰서라도 온라인 강의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강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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