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역대 최대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관련손익과 투자은행(IB) 부분의 실적 증가 덕분이다.
금융감독원은 16일 '2019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을 발표하고 56개 증권회사의 당기순이익이 4조9104억원으로 전년 4조1736억원 대비 17.8%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최대 실적 기록이었던 2007년의 4조4299억원을 뛰어 넘는 기록이다.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는 8.3%로, 전년(7.7%)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항목별 수익을 살펴보면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이 2.3% 감소한 9조4902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수익 중 IB부문은 36.0%, 자산관리부문은 11.1%를 차지했다. 특히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6.5%로 2009년 69.2%, 2012년 60.7%, 2015년 57.9%, 2018년 46.8% 등 과거에 비해 점차 감소세를 나타냈다.
증권사가 주식·채권·파생 상품을 거래해 수익을 내는 자기매매이익은 3조67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 감소했다. 주식평가이익과 채권관련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316억원, 5608억원 증가했지만 파생관련손실 역시 1조9456억원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 등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액과 상환액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ELS 등 관련 손실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56개 증권사의 자산 총액은 482조6000억원으로 전년말 438조7000억원 보다 10.0% 늘었다. 주식, 채권, 펀드 등 증권 보유액이 15.8% 증가해 전년 대비 자산 규모가 늘었다. 부채 총액은 420조8000억원으로 10.1% 늘었다.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를 통한 자금조달이 12.8%, 초대형IB 발행어음이 115.0% 증가한 영향이다. 전체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61조8000억원으로 9.2% 늘었다.
선물회사 5곳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61억원으로 전년대비 12.2% 증가했다. 수탁수수료가 전년 대비 46억원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주식 거래대금 감소에도 IB부문 확대와 금리 인하 기조 등으로 전년 대비 늘었다"며 "수수료 수익 중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IB부문, 자산관리 부문 등의 수익 다각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금리, 주식시장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수익성 및 건전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동산금융에 대한 상시점검도 강화할 예정이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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