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사람]바이러스와 신천지, 그리고 총선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신천지의 해체와 관련자 처벌을 주장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이른바 '사이비 종교'에 대한 여론의 심판입니다.
'사이비 종교(似而非 宗敎, false religion)'란 무엇일까요? 한국은 헌법 제 20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종교적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 종교적 자유에서 예외로 두는 종교가 바로 사이비 종교입니다. 사전적 의미의 '사이비 종교'는 '거짓 종교'라는 뜻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겉으로는 종교로 위장하면서 종교의 기본 요건(교조·교리·신도)을 구성하지 못하고 비(非) 종교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단체나 집단을 가리킵니다. 다시 말하면, 이들은 종교적 본질을 자신의 삶의 중심인 것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종교적 본질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사회적 물의나 법적 문제 등을 일으켜 문제시 되기도 합니다.
신천지가 사이비 종교로 배척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리에 대한 해석 여부는 전문가의 몫으로 남겨 두지요. 이들이 일으킨 사회적 물의 만으로도 따져볼 여지는 충분합니다.
국내 개신교계와 신천지의 갈등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신천지는 1980년대 초 이만희 총회장이 창설했지만, 전두환 정권 초기 사이비종교 정화운동에 단속돼 문을 닫는 위기를 맞습니다. 그러나 명맥을 유지해온 신천지는 다른 개신교 교회에서 신도를 빼오거나 해당 교회를 아예 접수하는 방식으로 교세를 늘려갑니다.
개신교계의 주장에 따르면, 신천지는 기존 개신교 교회에 '추수꾼'이라고 불리는 신도를 잠입시킵니다. 그 후 담임 목사나 교회의 비리를 파헤쳐 이를 공론화해 목사를 쫓아내고 교회를 접수합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개신교 교회들은 현관이나 로비 입구에 '신천지 출입금지'라는 글귀를 붙여 놓는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는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종교간 갈등문제로 치부될뿐 입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서는 신천지가 커다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사실에 대해 종교인이든 아니든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신천지 측의 신도 명단 일부 삭제, 집회장 누락보고, 조직적 은폐 등의 행위는 코로나19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신분을 감추다가 확진 판정을 받고서야 신천지 교인임을 밝히면서 그들이 다녔던 동선을 뒤늦게 파악하고, 접촉자들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접촉자들의 동선을 추가로 파악해야 했고, 그들 중 감염된 사람은 추가로 동선을 파악하고, 감염 경로도 추적하는 등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 전면 대응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행동은 감염병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 되었고, 국가적 위기를 부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신천지 만의 잘못으로 몰아가기에는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습니다. 신천지를 편들고 싶지는 않지만, 유독 신천지에 대한 공격은 노골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다가오는 총선 때문일까요?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19의 위력에 경제는 엉망이 됐고, 민심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경북 경산시 경산역 일대에서 육군 2작전 사령부, 50사단, 경북도, 경산시가 함께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작업에서 장병들이 각자 맡은 구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야당은 일찌감치 중국인의 입국을 막지 않아 일을 키웠다고 정부와 여당을 맹공격하고 있습니다. 야당의 주장처럼 중국인의 입국을 막았다면 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까요? 그렇다면, 중국인이 아닌 중국에서 귀국하는 한국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들도 입국을 막아야 했을까요?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정치권에서 제시한 적이 있었나요?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 시기에 대통령 탄핵을 청원하는 것도 잘못된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부와 여당을 편들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초기 대응에 부진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정부와 여당도 총선을 앞두고 감염병 확산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마침 신천지가 대형사고를 쳐주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기독교계 언론을 선봉으로 신천지를 공격하는 것일까요?
그렇지만, 천재일우를 만난 듯 신천지를 공격하는 기독교계에 대한 여론도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온 국민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개신교를 대변하는 한국교회언론회는 "교회의 예배보다, 비교할 수 없이 위험한 전철과 버스, 택시 운행을 멈춰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논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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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자세와 신천지가 다른 점이 있을까요? 지금은 온 국민이 '코로나19 퇴치'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다함께 노력할 때 입니다. 종교단체는 재정적 손실이 있더라도 예배와 미사, 법회 중단에 동참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구에 헌금과 기부금을 보내 대구시민들을 위로하고, 의료봉사를 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교회나 총선보다 바이러스 퇴치가 먼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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