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통치자, 딸 납치 사주·전 부인 협박"…英법원 결정문 공개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통치자 전 부인이 지난해 갑작스럽게 영국에 망명하게 된 이유가 남편인 통치자가 두 딸의 납치를 사주하고 그에게 협박을 가했던 것으로 5일(현지시간) 밝혀졌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앤드루 맥팔레인 잉글랜드·웨일스 가정법원 판사는 이날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가 딸 샴사와 라티파 공주의 납치 사건을 사주하고, 6번째 아내였던 하야 빈트 알 후세인 공주를 겁박했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공개했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하야 공주가 지난해 4월 UAE를 탈출한 뒤 영국에서 전 남편을 상대로 법정 싸움을 시작하면서 나온 것이다. 하야 공주의 망명설은 지난해 7월 언론을 통해 나왔다. 하야 공주는 당시 전 남편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영국 법원에 학대하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명령을 요청했고 데리고 온 8살 아들과 12살 딸의 후견인 자격을 신청했다. 또 전 부인의 딸인 샴사 공주와 라티파 공주 자매에 대한 납치와 강제구금과 관련한 사실관계도 밝혀달라고 요청했었다.
맥팔레인 판사는 2000년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었던 19살 샴사 공주가 두바이에 강제 소환됐으며, 지난 20년 동안 상당 부분의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판단했다. 또 샴사의 여동생인 라티파 공주도 2002년과 2018년 두차례 두바이로 붙잡혀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맥팔레인 판사는 라티파 공주가 군인에게 "두바이에 있는 가족에게 보낼 바에야 차라리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했다"면서 "그는 필사적으로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 위험한 길을 택할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야 공주에게도 "법치주의를 완전히 무시한 위협과 학대, 억압"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영국 법원이 수개월 간의 법적 다툼 끝에 셰이크 무함마드의 '만행'을 인정하고 하야 공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셰이크 무함마드는 영국 법원의 이번 결정문이 공개되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법원이 이날 오전 그의 요청을 기각하면서 결정문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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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크 무함마드는 이후 성명을 통해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아이들과 관련된 아주 개인적인 문제"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녀들이 언론의 관심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복지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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