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코로나19發 재택근무 "효율 높다" vs "오히려 일 안 돼"
"시간적 여유로 업무효율 높아"
근로시간 외출 등 악용 사례도
"협업 많은 직무는 한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된 3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이동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재택근무 중인 통신회사 직원 박모씨는 집에서 일하면서 업무효율성이 더 높아졌다고 이야기한다. 출퇴근 왕복으로 매일 2시간을 낭비했는데 시간 여유가 생긴만큼 더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박씨는 "지난주부터 재택근무를 했는데 처음에는 효율성 저하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적응해 만족도가 높다"며 "독신이라 주변에 방해하는 사람도 없어 출근할 때와 비교하면 업무 결과 차이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업무 특성으로 인해 재택근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직장인도 있었다. 전자회사에 다니는 김모씨는 "업무 특성상 타부서 사람들과 협업이 많은데 집에서 일하려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전화통화로 대신하고 있지만 업무처리가 답답해 빨리 사태가 진정되고 회사에 복귀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주부터 재택근무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재택 기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직장인들이 있는 반면 불편함을 호소하며 빠른 직장 복귀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과 외국계회사, 정보통신(IT)회사 등을 중심으로 지난달 하순부터 재택근무가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더 확산하면서 기업들은 직원들의 재택근무 기간을 다음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평가도 크게 엇갈린다.
자동차회사에 다니는 이모씨는 재택근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대외업무를 맡고 있어 앞으로 두 달가량 점심 약속이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미리 잡아놓은 업무관련 약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느라고 고생하고 있다"며 "약속 취소를 반기지 않는 분들도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학교나 학원이 문을 닫아 아이들도 집에 머물면서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느라 고생하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석유화학업체에 다니는 김모씨는 "집에서 근무하니 아이들도 엄마가 일을 안 하는 줄 알고 놀아달라고 한다"며 "육아도 같이 해야 하니 업무가 오히려 늘어난 느낌이며 실제 아이들을 재우고 밤늦게까지 업무를 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철강회사에 다니는 유모씨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 좋기도 하지만 막상 일하려고 하면 아이가 놀아달라고 하고, 본인도 옆에서 일한다고 하면서 방해한다"며 "도저히 업무가 안돼 회사 눈치가 보이더라도 출근을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재택근로에 들어간 주요 경제단체 김모씨는 "성과 보고 빈도가 늘고 보고를 자주 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부담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히려 출근 때 보다 SNS 메신저를 추가로 확인하고 업무 처리에도 압박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의 건강보호에 대한 회사의 배려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게임회사에 다니는 한 직장인은 "다른 기업들보다 빠르게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며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재택근무 시행이유를 잊은 채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어 우려가 나온다. 대면접촉을 피하라고 재택을 허용했는데 주변 커피숍에서 근무한다거나 아예 근무시간에 가족끼리 집 밖으로 외출을 하는 사례가 일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외부 컴퓨터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해 정보유출의 우려도 있다.
국내 대기업의 한 임원은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직원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악용하는 경우 적발되면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유의사항 등을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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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로나19가 국내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취지에 맞춰 재택근무 및 휴가 연장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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