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맛집도 못 피한 코로나19 불황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문혜원 기자] #. "평소 손님의 절반 정도밖에 없어요. 반찬거리나 최소 생필품 같은 것만 사러 잠깐 나오는 동네 주민들 뿐이에요."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는 것이다.
#. "손님이 너무 없어 가게 문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문을 열고 거래를 위한 물건을 사입하면 고스란히 손해만 남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없자 당분간 문을 닫기로 했다는 이 상인은 며칠 전부터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는 이들은 감소한 반면 생필품이나 음식 배달 주문은 크게 늘면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생계를 위한 자구책을 낸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감염 확산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들에겐 넘기 힘든 '보릿고개'를 만들고 있다. 정부가 나서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미처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오후 찾은 강서구의 송화벽화시장은 소상공인들이 겪는 보릿고개를 실감하게 했다. 1974년 문을 연 이곳은 아담하면서도 깔끔하게 관리가 잘 된 전통시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각종 TV 방송을 통해 소개돼 젊은층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낮과 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늘 북적거렸다. 하지만 하루종일 왁자지껄하게 떠들썩하던 시장통은 이날 마치 파장이라도 한 것처럼 적막이 내려앉아 있었다.
이 시장의 대표 맛집으로 알려진 '경상도집'도 평소와 달리 썰렁했다. 인근 주민, 직장인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 늘 만석인 이 식당은 이날 테이블이 대부분 비어있었다. 돼지갈비(물갈비)가 대표 메뉴이자 유일한 메뉴인 이 집은 TV방송에도 종종 소개되며 유명세를 탔었다. 하지만 이 곳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평소 활기찬 시장의 분위기 속에 목청껏 큰 소리로 호객 행위를 해왔다는 과일가게 청년 아르바이트생은 "요즘은 지나가는 사람이 너무 적어 크게 소리치기 민망하다. 마스크를 쓰고 움츠린 채 조심스럽게 지나다니는 손님들을 보면 적극적으로 말을 걸기도 어렵다"고 했다.
시장 골목 입구의 분식점 주인은 "이 시장은 TV방송이나 블로그 같은 데서 홍보가 많이 돼 꽤 유명한 곳이었는데 요즘 구경 오는 외지인은 거의 안 보인다"며 "시장 안 식당들의 고객은 상인들이 대부분이고, 그 상인들의 거래처는 농수산물을 도ㆍ소매로 구하러 오는 주변 식당이 거의 전부가 됐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소상공인연합회를 통해 접수되는 상담사례 중 대출 관련 문의는 이달 3일 현재 4929건에 이른다. 접수를 시작한 지난달 13일(1820건)보다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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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고스란히 경제적인 피해로 떠안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도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 중 1조6858억원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 투입하기로 했다. 이 중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이 9200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급박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빠른 집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소비진작을 위한 대책 필요성도 강조된다. 신창락 상지영서대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빨리 수혈을 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어떤 정책이든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원 자금을 늘리고 이를 신속하게 투입하게 위해서 절차를 단순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동시에 소상공인을 위한 세금 감면이나 납부 유예 등의 지원과 소비진작을 위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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