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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16년 만에 최저 관객…영진위는 나 몰라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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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명 이상 모은 작품 3개 불과…산업 붕괴 위기
코로나19 확산 여파…영진위 "지원 방안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3일 서울 강남구 한 영화관이 평소보다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3일 서울 강남구 한 영화관이 평소보다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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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국 영화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휘청거린다. 멀티플렉스 정착 이후 최악의 침체 국면을 맞았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7만4762명이다. 2004년 5월31일의 6만7973명 이후 가장 저조하다.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10만명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앞서 흥행에 참패한 날은 2016년 4월5일(9만4906명)이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무의미해졌다. 관객 1만명 이상을 모은 작품이 세 개에 불과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만2687명)’과 ‘1917(1만9372명)’, ‘정직한 후보(1만3515명)’다. ‘작은 아씨들(8803명)’과 ‘클로젯(4019명)’, ‘기생충(1543명)’, ‘하이, 젝시(1344명)’ 모두 관객 동원에 실패했다. ‘조조 래빗(925명)’과 ‘수퍼 소닉(431명)’, ‘남산의 부장들(371명)’은 1000명도 모으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다섯 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로 확인된 서울 성북구 CGV 성신여대입구점이 2일 이틀째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다섯 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로 확인된 서울 성북구 CGV 성신여대입구점이 2일 이틀째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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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여파다. 최근 대구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극장가를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이날 좌석 1000석 이상을 확보하고 판매율 5%를 넘긴 작품은 ‘클로젯(5.5%)’뿐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3.6%, ‘1917’은 3.5%, ‘정직한 후보’는 3.1%에 그쳤다. ‘하이, 젝시(2.9%)’와 ‘수퍼 소닉(2.8%)’, ‘숀더쉽 더 무비: 꼬마 외계인 룰라!(2.1%)’는 3% 벽도 못 넘었다.


암울한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833명으로 늘은 까닭이다. 증가 폭까지 커져 영화관이 기피 공간으로 전락했다. 이미 신작들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사냥의 시간’을 비롯해 ‘콜’, ‘결백’, ‘밥정’, ‘이장’, ‘후쿠오카’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등이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 흑백판도 대중 밀집행사를 자제해달라는 정부 권고를 받아들여 개봉일을 미뤘다.

CGV, 롯데시네마 등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지 오래. 예방수칙 안내, 손세정제 비치, 마스크 착용 권고 등 위생 관리 강화에 만전을 기한다. CGV는 영화 상영 회차를 줄이는 등 탄력적 운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메가박스도 지점별 상황에 따라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임원들이 임금 20%를 자진 반납했다.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권하는 등 운영에 변화를 주고 있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영화계 대국민 사과와 혁신 다짐 기자회견'에서 영화계 블랙리스트 실행에 대한 사과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영화계 대국민 사과와 혁신 다짐 기자회견'에서 영화계 블랙리스트 실행에 대한 사과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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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업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으나 정작 컨트롤 타워인 영화진흥위원회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매년 영화관들로부터 영화발전기금으로 약 300억원씩을 챙기지만 내놓은 대응책은 손소독제 5000개가 전부다. 이마저도 지방에 있는 위탁 극장 일부만 받았다. 영진위 측은 “따로 준비하고 있는 지원 방안은 없다. 코로나19 지침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대로 이행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분통을 터뜨린다. A씨는 “극장 실태 조사를 나오기는커녕 고충을 들으려는 전화 한 통 없다. 멀티플렉스 3사의 대응 방안 제안마저 묵살했다”며 “사실상 자력갱생을 요구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B씨는 “영진위는 극장에 무엇이 필요한지조차 모른다. 이미 대다수 극장들이 손소독제는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방역 조치”라며 “전국 모든 스크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 극장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C씨는 “한국 영화계 최대 위기인데 정작 오석근 위원장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있다”며 “속히 귀국해 영화계의 끔찍한 현실을 점검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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