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회수 자영업 대출 4만9000건
신종 코로나 장기화시 부실 위험 커져

자영업자 빚 떠안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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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장세희 기자]경기 악화에 따른 폐업ㆍ파산 등의 이유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보증기관들이 세금으로 대신 떠안는 빚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자영업 부실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폐업 및 연체로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진 영세 자영업자 사고율은 3.1%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도 2%대였던 사고율이 2018년 이후 2년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이다. 사고율은 전체 보증액 중 이자나 원금이 일정기간 연체된 비율로 이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많다는 뜻이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등 정부 정책과 경기 악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신보 등 재단을 통해 자금을 대출받은 자영업자가 만기가 돼서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보증 사고 건수도 2015년 3만3659건에서 지난해 4만8739건으로 1만5000건이 늘었다. 지난해 전체 보증 건수 57만247건 대비 사고율은 8.5%에 이른다. 100명 중 8~9명은 빚을 제때 못갚았다는 얘기다.


사고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보증기관의 빚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체보증 금액에서 돌려받지 못하는 금액의 비율을 뜻하는 순대위변제율(지난해 12월 기준)은 2015년 1.77%, 2016년 1.70%, 2017년 1.83%였다. 2019년에는 2%대에 진입해 지난해 2.1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대위변제율은 대위변제 후 회수하지 못한 대위변제액의 비율로 보증기관이 순수하게 감당해야 하는 빚을 말한다. 소상공인 매출 악화→대출 상환 어려움→정부로 빚 이전 등의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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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보증에서 소상공인의 비중은 89.9%(2019년 11월 기준)에 달하며 보증건수도 97.7%로 압도적이다. 신보 보증의 대부분을 소상공인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가 늘수록 보증기관의 재정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자영업 경기 악화가 지속될 경우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부실 담보 대출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순대위변제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소상공인 창업 이후 폐업하거나 부실 파산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IT 등 기술창업한 자영업자 대출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자영업자(개인기업) 사고 건수는 2015년 1448건에서 2019년 11월 기준 2063건으로 증가했다. 전체 보증잔액에서 사고 건수를 뜻하는 사고율은 2015년 3.3%, 2016년 4.4%, 2017년 4.0%, 2018년 4.8%, 2019년 4.5%로 5년 전보다 1.2%포인트 뛰었다.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조선ㆍ자동차 등 산업 구조조정, 경기 불황, 주 52시간제도,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1인 기업(자영업자)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자영업자에게 회생ㆍ재기의 기회를 주려면 대출을 위한 보증은 서야하고, 사고율이 높아지면 다른 자영업자들한테 지원할 수 있는 보증 여력이 줄어들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보증을 믿고 대출을 남발하다보면 모럴해저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영업 부실이 보증기관의 재정건전성 문제로 옮겨붙지 않도록 하려면 이자 비용을 높이는 식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안 갚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 모럴해저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자비용을 높여 그 이자비용으로 기금을 만들고 이를 통해 부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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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의 빚을 세금으로 메워주고 있는 셈"이라며 "자영업자들이 정부에 손 안 벌리는 환경을 만들고, 경기 자체를 살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정책은 한 번 만들면 없애기 힘들기 때문에 환경을 잘 봐가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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