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계기 억만장자간 인신 공격
막말 경쟁에 거금들여 TV광고로 맞붙어
갑부까리 대선 앞두고 미묘한 경쟁심 작용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억만장자이면서 미국 대선 후보자이기도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미 프로풋볼리그 결승전인 '슈퍼볼'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두 사람은 광고와 인터뷰를 통해 '학교 운동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설전을 벌였다.


선공은 트럼프 대통령이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작은 키를 빗대 '미니'라고 불러온 데 이어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이번 슈퍼볼 경기 직전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는 "내 생각에 그는 너무 작다"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토론장에 나가면 상자 위에 올라가야 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민주당이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해 경선 후보 토론회 참가를 허가한 것도 불공평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을 상대로 대선을 치르는 것을 즐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소속 대선 주자들에 대한 험담과 막말을 늘어놨는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졸린(sleepy) 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는 '공산주의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는 '포카혼타스' 등 자신이 지은 별명을 불러댔다. 유독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만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보다 월등히 많은 재산을 배경으로 대선전에 뛰어든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해 키가 작다는 것을 이용해 역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 재산은 534억달러로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400대 미국 부자순위'에서 8위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31억달러로 공동 275위였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 광고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가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성향 등록 유권자들 사이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12%의 지지율로, 민주당 주자 중 3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된 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병적인 거짓말쟁이인 데다 가짜머리와 비만"이라고 인신공격으로 응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슈퍼볼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슈퍼볼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두 사람의 경쟁은 슈퍼볼에서도 계속됐다. 두 사람은 30초당 560만달러나 하는 슈퍼볼 경기 광고를 1분씩이나 사들였다. 초당 2억원이 넘는 광고에 선거자금을 쏟아부으며 경쟁을 벌였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슈퍼볼에서 두 편의 광고 방송을 계획하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광고보다 먼저 방송돼야 한다는 조건을 방송사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강한 경쟁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두 사람의 광고 전략이 이상하지 않다고 평했다. 매스미디어의 힘을 잘 아는 두 사람이 1억명의 시청자를 상대로 전국적인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 없다는 설명이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이 지역 방송 등을 통해 슈퍼볼 광고를 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국에 생중계되는 경기에 대선 주자들이 광고를 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포스트는 부연했다.


광고내용 경쟁도 치열했다. 60초 분량인 블룸버그 전 시장의 광고는 풋볼 선수가 되려 했지만 2013년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한 20대 남성의 어머니를 등장시켜 총기 문제를 다뤘다. 총기규제에 소극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려는 의도도 담긴 광고다.

AD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두 번째 광고를 통해 자신을 지지하는 흑인 여성의 호소를 전파에 실었다. 다분히 블룸버그 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뉴욕시장 시절 신체 불심검문 강화 정책을 시행해 검문 대상이 된 흑인들의 반감을 사 흑인 지지율이 낮다. 이를 두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광고전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알 수 없다"고 표현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