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첫 탈당 당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 사연 전해…2020년 바른미래당 탈당 "저의 길은 더 외로울 것"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1일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과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달개비로 들어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1일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과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달개비로 들어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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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애플 창업주였는데 존 스컬리 대표에게 쫓겨났습니다. 그다음은 스티브 잡스 노력의 몫인 거죠.”

2015년 12월14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의 경로당에서 기자들을 만난 ‘정치인 안철수’는 스티브 잡스를 언급했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탈당 기자회견 다음날, 첫 공식일정에서 스티브 잡스를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잡스는 애플을 창업해 사업 역량을 펼치다 본인이 영입한 CEO 존 스컬리에 의해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 경영난을 겪던 애플의 구원투수로 복귀했고 아이폰 성공 신화와 함께 애플을 세계적인 IT 업체로 성장시켰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정치적인 꿈을 키웠지만 당을 떠나는 선택을 한 안철수 전 대표, 그는 어떤 정치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2015년 12월13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당이 바뀌기 위해서 혁신 전대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간곡하게 설득했지만 제 능력 부족 탓에 설득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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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당이 어느 정도 위기상황인지 말씀드렸고 위기 타개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것은 제가 오래 고민한 끝에 혁신 전당대회라고 결론 내렸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당시 문재인 대표를 향해 혁신 전당대회 수용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2012년 9월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안철수 전 대표, 정치 입문 3년 만에 첫 탈당을 결행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은 정치권의 격랑으로 이어졌다. 2016년 4월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의 힘을 키우고자 했던 당시 문재인 대표는 직격탄을 맞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혼돈의 시간을 경험했다.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이 2015년 12월14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철수 전 대표 탈당 이후 첫 현역의원 탈당이었다. 유성엽 의원과 황주홍 의원은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들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세력을 확장했고 2016년 4월 국민의당 돌풍의 불씨를 살렸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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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는 스티브잡스의 성공 신화를 재연했을까. 2016년 이후 지난 4년 간 많은 일이 있었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했고,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 야인으로 머물다가 정치 복귀를 선언했다. 2020년 1월29일 정치인 안철수는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담대한 변화의 새 물결이 필요하다”면서 “기성의 관성과 질서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난관을 깨고 나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다시 광야로 나섰다. 오는 4월15일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 승부수를 던졌다.


정치는 강물에 떠 있는 배와 유사하다. 물결의 흐름을 타고 앞으로 나가가다보면 대양(大洋)에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수량이 부족해 전진을 멈출 수도 있고 궂은 날씨를 만나 배가 뒤집힐 수도 있다. 안철수 전 대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2016년 국민의당 돌풍을 재연할 수 있을까. 스티브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역전 홈런을 날릴 수 있을까.


“저의 길은 더 힘들고 외로울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전한 말이다. 2016년과 2020년 정치 환경은 분명히 다르다. 2016년에 든든한 정치적 기반이었던 호남의 기류는 많이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강 구도는 여전히 공고하다. 달라진 선거제도를 겨냥해 창당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자가 더 많아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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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힘들고 외로울 것”이라는 그의 주장에 남달리 눈길이 가는 것도 그 때문일까.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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