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증인 출석, 탄핵심판 새 뇌관‥공화당 균열 조짐
출간 예정 저서 내용 공개 후
공화당서도 증언 찬성 발언 나와
민주당은 증인 출석 압박
공화당 이탈표 4명 나오면 출석 가능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꺼져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원 탄핵심판 불꽃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증인 출석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며 다시 살아났다. 그동안 대동단결로 탄핵 증인 채택을 막았던 공화당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에서는 볼턴 전 보좌관을 증인으로 채택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당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상원은 모두 100석으로 구성돼있고, 공화당이 53석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과 무소속은 각각 45석과 2석이다. 증인 소환 안건이 통과되려면 과반인 51석의 찬성이 필요한데, 공화당에서 4명의 이탈표가 발생하면 증인 소환이 가능하다.
당혹감은 같은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밋 롬니, 수전 콜린스 의원은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이 보도된 이후 증인 채택 찬성 쪽에 기운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롬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다른 공화당 의원들이 볼턴의 증언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 합류할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콜린스 의원도 볼턴 전 보좌관의 책에 관한 보도가 증언 필요성을 강화하고 공화당 동료 사이에 많은 대화를 촉발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공화당 소속인 리사 머카우스키, 라마 알렉산더 의원도 이탈 가능성이 있는 의원으로 분류되지만 아직 가부간 분명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소속 패트릭 투미 의원도 이날 열린 공화당 비공개 만찬 도중 볼턴 전 보좌관 증인 채택에 동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는 볼턴 전 보좌관이 출간 예정인 자신의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와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연계하기를 원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공화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증인 소환과 관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면서도 성급한 판단을 보류하라고 촉구하는 등 집안 단속에 나섰다. 탄핵소추위원단과 대통령 변호인단의 변론, 뒤이은 질의ㆍ응답 과정까지 마친 후 증인 문제를 검토하는 게 수순이라는 뜻이지만 사실상 증인 불채택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더욱 강하게 볼턴 전 보좌관의 상원 증인 출석을 외치고 있다. 상원 탄핵의 검사 격인 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탄핵소추위원단은 즉각 성명을 내고 "볼턴 전 보좌관을 증인으로 소환하고 그의 메모와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상원에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이 공화당에 헌법과 은폐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볼턴 전 보좌관의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권남용에 대한 하원 탄핵 소추안이 정당함을 입증하고 있다"며 "공화당 의원들이 볼턴 전 보좌관을 증인으로 부르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수세 입장인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 당일 트위터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포함해 민주당원 조사와 우크라이나 원조를 연계하라고 볼턴 전 보좌관에게 결코 말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데 이어 이날도 "나는 볼턴 전 보좌관에게 어떤 말도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팀도 이날 열린 상원 탄핵 심리과정에 볼턴 전 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언급을 삼가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공격에 나섰지만 볼턴 전 보좌관의 증인 출석 가능성에 쏠린 관심을 희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화당 내 갈등 상황도 목격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켈리 뢰플러 상원의원은 "좌파의 요구를 들어주자는 이들이 있다"며 볼턴 전 보좌관 증인 채택에 긍정적인 자당 의원들을 쏘아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상원이 증인으로 소환 시 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증언 거부 명령을 이유로 불출석하면서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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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전 보좌관의 증언이 이뤄지더라도 여전히 상원의 탄핵 가결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반 찬성이 필요한 하원과 달리 상원 탄핵안 가결에는 상원 의원 3분의 2인 67표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의석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탄핵 가결까지 필요한 공화당 의원 이탈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탄핵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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