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 곰들의 과자/정연홍
아기 곰 두 마리가 과자를 먹고 있다
바삭바삭 잘 튀겨진 치킨을
뼈째 발라 먹고 있다
오븐에서 잘 구워 낸 바삭한 플라스틱 과자
우기적우기적 두 놈이 서로 먹으려고 다투다가
힘센 놈이 한입 베어 문다
빠지직 소리가 난다
어떤 고마운 인간이 이렇게 잘 구워 내었을까
어떻게 저런 맛있는 튀김을 북극까지 보낸 것일까
이빨 하나가 없는 어미 곰도 뭔가 먹고 있다
말랑말랑한 우레탄이다
노랗게 잘 익었다
배불리 먹고 튼튼한 겨울잠을 잘 것이다
겨우내 배고프지 않을 것이다
곰들의 잠은 싱싱할 것이다
북극에 백야가 오고 있다
오로라가 곰들의 머리 위에서 발광(發狂)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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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처마 끝에 달린 고드름을 똑똑 따서 먹을 수도 없고 눈싸움을 하다 눈 뭉치를 덥석 집어 먹을 수도 없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이어도 숨이 턱 밑까지 차도록 맘껏 달릴 수도 없고 여름이라 한들 피라미도 버들치도 모래무지도 다슬기도 가재도 도롱뇽도 참개구리도 메뚜기도 방아깨비도 도통 볼 수가 없다. 그 흔하던 반딧불이도 동화책이나 특집 다큐에나 있고, 밤하늘에 드물게 반짝이는 게 별인지 인공위성인지 일단 의심부터 든다.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단 한 세대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단 한 세대 만에 말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우리가 다 망쳤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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