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산책]'파리 감성 그대로' 한정판 득템, 보물 찾기 느낌…서울숲 예술책방
오에프알 서울(Ofr. Seoul)
서울 강북 성수동 서점, 佛 마레지구 독립서점 'Ofr' 분점
세계서 두 번째로 작년 4월 개점
희귀 예술서적·독립출판물 판매
자체 제작 에코백·포스터도 인기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가장 핫한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 그중에서도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들이 주로 찾는 '힙'한 곳을 직접 찾아갑니다. 쟁이를 지향하는 이들, 재미와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이들이 모여드는 곳을 가만히 들여다보려 합니다. 어떤 이유로 시선을 끄는지, 각별한 의미가 있지는 않은지 함께 생각을 나눠보겠습니다. <편집자주>
서울 강북의 명소로 떠오른 성수동. 이곳에서 프랑스 파리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는 책방이 있다. 카페거리로 유명한 서울숲길 옆 주택가 골목의 '오에프알 서울(Ofr. Seoul)'이 주인공이다.
이 책방은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있는 독립 서점 'Ofr'의 서울 분점이다. 'Open, free&ready'라는 뜻을 가진 'Ofr'은 1996년 개점한 뒤 감성을 파는 서점으로 유명해졌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오에프알 서울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이어 Ofr의 두 번째 분점으로 희귀한 예술 서적들과 파리 예술가들의 독립출판물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작은 파리'를 느끼고 싶은 인스타그래머들과 영감을 얻기 위한 예술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2일 찾아간 때도 마찬가지였다.
2층짜리 건물의 1층 작은 카페를 지나쳐 가파른 초록색 계단을 걸어 올라가 책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두 벽면을 채운 서적들이 눈에 들어온다. 300여 권의 책들이 여행, 사진, 건축, 미술, 패션 등 장르에 따라 꽂혀 있다. 대부분이 한정판이고 베스트셀러나 신간은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오에프알을 운영 중인 박지수 대표는 "10일에 한 번씩 파리 본점에서 직접 책들을 보내온다"며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절판된 책이나 독립출판물 등이 종류별로 1~2권만 들어오기 때문에 아마 서적을 구입해가시는 분들은 보물찾기 하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여행 잘 다녀와"라는 뜻을 가진 여행 잡지 '본 보야지(Bon Voyage)'는 국내에서는 오에프알 서울에서만 유일하게 만나볼 수 있다. 파리 본점과 같은 가격(12유로)인 1만6000원으로 말이다. 보통 외국 서적들은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만, 오에프알 서울은 본점과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책들 사이사이 오에프알에서 자체 제작한 굿즈들도 볼 수 있다. 예술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오에프알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이 굿즈들 때문이다. 오에프알이 써진 색색의 에코백과 포스터는 오에프알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다. 서울점이 생기기 이전에는 이 에코백이 파리를 여행하는 국내 여행객들의 필수 쇼핑 아이템으로 꼽혔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주부는 "파리 여행 때 ofr 파리점에서 사지 못한 에코백을 사기 위해 지난해 처음 들렀던 곳"이라며 "지금은 파리가 가고싶을 때마다 '여기가 프랑스다' 하는 마음으로 오는데 올 때 때마다 파리를 가고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고 했다.
서울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들도 있다. 빈티지 편집숍 '미라벨(Mirabelle)' 제품들이다. 미라벨은 박 대표가 오에프알을 경영하기 전부터 운영하던 온라인 편집숍이다. 박 대표가 해외에서 직접 공수해온 빈티지 소품들과 그릇, 조명 등을 판매한다. 20세기 초반 프랑스에서 사용된 와인잔이나 모로코에서 제작된 도자기 등 소품들의 출생과 출신지도 다양하다.
프랑스어나 영어로 된 원서들과 다양한 소품들이 공존하는 공간인 탓에 고객층도 다양하다. 박 대표는 "인스타그램에서 파리 감성의 책방으로 입소문이 나 주말에는 인증샷을 찍거나 굿즈, 소품들을 구경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반면 평일에는 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자주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찾아온 손님의 말은 박 대표의 말이 사실그대로임을 보여준다. 우연히 지나다 들렀다는 20대 여성 직장인은 "서점이라기보다 빈티지 편집숍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읽을만한 책들이 많고 멋진 것 같다"며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직접 파리 본사를 들러보고 싶다"고 했다.
파리의 '핫한' 책방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 박 대표와 오에프알 창업자인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튀메렐(Alexandre Thumerelle, 알렉스) 간 개인적 인연 덕이다. 3년 동안 대기업의 패션브랜드 편집숍 MD로 일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로 유학을 떠난 박 대표는 오에프알 파리의 단골이었다. 박 대표는 1년 반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미라벨'을 차리고 빈티지 소품들과 함께 오에프알 굿즈들을 구매해 판매하며 알렉스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이때 알렉스는 박 대표에게 서울점 분점 운영을 제안했다. 당시 알렉스는 아시아 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일본은 포화 상태라 판단했고, 중국은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당시 정부와 마찰이 있었다.
박 대표는 서울점 규모를 더욱 키울 계획이다. 파리점은 책방 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전시 공간이나 유명 음악가들의 공연장 등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리점은 세계적인 DJ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첫 번째 콘서트가 기획된 곳이며, 포크 밴드 허먼 듄이나 록 밴드 소닉 유스의 보컬 더스턴 무어같은 음악가들이 공연을 펼치며 한 해 50번 이상의 아트 이벤트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서울점은 작은 규모 탓에 서점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박 대표는 "매장이 작아 전시나 공연을 기획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2~3월 중 매장을 확장 이전한 이후에는 예술 이벤트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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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원 기자 i_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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