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일하려고…" 캄보디아인 5600명 한국어시험
캄보디아 HRD 시험장 가보니
농축산업 채용 경쟁률 5대 1…매년 7000~8000명 한국 보내
16개 송출국 중 1위 기록
[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지난달 25일 캄보디아 국립기술대학교(NPIC)에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HRD) 한국어시험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고용허가제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 시험이 같은달 18일부터 26일까지 치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농축산업 근로자 1000명을 뽑는데 5600명이 응시해 경쟁률은 5대 1을 훌쩍 넘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험이 지필에서 컴퓨터로 바뀌면서 시험기간은 더욱 길어졌다. 시험장이 하루 80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어 응시 인원이 많을 경우 시험을 치르는 데만 최대 2개월이 소요될 정도다.
이날 시험장에서 만난 톰 사룬(26)씨는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 보였다. 그는 시험을 치르기 위해 프놈펜시 남쪽 약 100km 떨어져 있는 타케오주에서 올라왔다. 고향에서 용접을 하며 미화로 200달러의 월급을 받는다고 했다. 아내와 두 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어 수입을 늘리기 위해 조그마한 사업을 하고 싶지만, 지금의 벌이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다. 그는 "고향에 있는 학원에서 8개월간 시험을 준비했다"면서 "독해가 약간 어려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인들은 일년에 약 1만달러를 저축하거나 가족에게 송금한다. 한국에서 4년 8개월 동안 일하면 약 5만달러를 모을 수 있는 셈인데, 이 돈은 사룬 씨가 지금의 월급을 모두 저축한다고 해도 20년 후에나 쥘 수 있는 거액이다. 그가 가족을 남겨두고 한국에 가서 일하고 싶은 이유다. 지난해 한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인들은 금융기관을 통해 본국에 3억달러를 송금했다.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국어 시험을 통과했다고 해도 관문은 또 있다. 체력과 면접, 기초능력 등을 평가하는 기능수준평가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한국에 갈 수 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캄보디아는 매년 7000~8000명을 한국으로 송출해, 전체 16개 송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1000여명이 줄면서 3위로 내려앉았지만 지난해에는 1위를 탈환했다.
2018년 1위를 내놓은 것은 한국 입국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이들을 채용하는 한국기업들이 캄보디아 근로자와의 계약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2018년 캄보디아인이 근로를 위해 한국에 들어올 경우 소요기간은 90일을 훌쩍 넘었다. 다른 나라 평균은 40여일이었다.
여동수 한국산업인력공단 캄보디아 EPS(고용허가제)센터장은 "입국기간을 '30일대'로 줄이자는 목표를 세웠고, 한국대사관과 캄보디아 노동부 등에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간이 29일로 대폭 줄었다. 대기자가 빠르게 줄자 결과적으로 농축산업 근로자 1000명을 더 뽑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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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인들은 한국 중소기업 뿐 아니라 캄보디아 경제발전에도 밑거름 역할을 한다"면서 "양국이 윈윈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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