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복기가 필요한 그날, 2월28일 8월9일 12월30일…국정운영 동력 좌우한 2019년 변곡점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9년은 취임 이후 가장 힘겨웠던 시간이다. 정국을 뒤흔든 '정치 변수'가 국정운영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여권은 '민심의 균열'을 경험했다.


오류를 바로잡아 성공한 정부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복기(復棋)'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0228', '0809', '1230' 등은 올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흔든 변곡점이자 문 대통령이 기억해야 할 숫자의 조합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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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8, '하노이의 그늘' 그리고 새해=지난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북ㆍ미 담판은 '노딜'의 충격파를 안겨줬다. 이때부터 삐걱거리던 한반도 기류는 연말에 이르기까지 혼돈의 상황을 해소하지 못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공 노선을 천명한다면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은 더욱 힘겨워질 수 있다.


대북 정책은 제21대 총선이 예정된 2020년, 대립과 갈등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국민 '반쪽'만 아우르는 국정운영은 결국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정치와 경제, 외교와 국방에 이르기까지 정책 노선을 놓고 둘로 갈라진 사회 흐름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지도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답은 문 대통령도 잘 알고 있다.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 2017년 5월10일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국민에게 무엇을 다짐했는지 곱씹어봐야 할 시점이다.


◆0809, 조국대전(大戰)의 늪=지난 8월9일 개각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 지명을 다시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여권이 감당해야 할 정치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을 검찰개혁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짊어질 적임자로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무적인 측면으로 바라볼 때는 청와대와 여당을 수렁으로 인도한 선택이었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당시 "조 전 장관 지명은 우리에게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올해 1~12월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종합 집계한 결과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지명 이후인 9~10월 올해 최저 수준인 40% 초반의 국정 지지도를 기록했다.


조 전 장관 지명 이후 사회 갈등이 격화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사회 전반의 불공정을 다시 바라보고 의지를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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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공수처 통과' 명과 암="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이다. 검찰개혁은 문 대통령이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언급했을 정도로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이다. '1호 공약'인 공수처 설치가 현실이 됐다는 점은 청와대가 의미를 부여할 만한 사안이다.


하지만 공수처 처리 과정은 새해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의 부담으로 남을 수도 있다. 제1야당인 한국당 입장에서 공수처 처리를 둘러싼 여권의 행보는 '협치의 종언(終焉)'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미 문 대통령 책임론에 힘을 싣고 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앞으로 대통령 처신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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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심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년간을 국회에서 보냈지만 송년을 보내는 마음이 이렇게 우울했던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수처법은 한마디로 문재인의,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악법이다. 대통령이 공수처장과 공수처 검사를 자기 멋대로 임명할 수 있다"며 "좌파 변호사 집단인 민변, 참여연대 등 좌파단체 출신을 공수처 검사로 임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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