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선거법 때와 달리 무기력한 모습
새누리당이 주도한 법에 의해 투쟁 제동
이은재 ‘성희롱’ 논란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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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재석 177명 중 찬성 160명, 반대 14명, 기권 3명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한다” (문희상 국회의장)


30일 모든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공수처법이 선거법보다 더 수월하게 통과됐다. 선거법이 156표로 가결된 것에 비해 찬성표도 더 많이 나왔다. 법안 처리까지 걸린 시간도 압도적으로 빨랐다. 이는 자유한국당의 저항이 선거법 때보다는 소극적이었던 탓도 있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6시께부터 본회의장에 입장해 선거법 상정·표결 때처럼 인간 띠를 만들어 의장석을 둘러쌌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은 사퇴하라", "독재 타도", "무기명 투표를 허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 의장은 오후 6시 32분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문 의장이 의장석으로 다가서자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와 김태흠 한국당 의원 등이 몸으로 막아섰다. 그러나 문 의장은 2분 만에 경위들의 도움을 받아 의장석에 올랐다. 지난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 표결 당시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에 막혀 1시간 가까이 의장석에 착석하지 못한 것과 비교가 되는 대목이었다.


문 의장이 오후 6시 34분 본회의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자 한국당 의원들은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민주주의 파괴자", "날치기다", "사퇴하라" 등의 항의와 야유를 문 의장에게 보냈다. 결국 한국당은 마지막 노림수였던 무기명 투표가 무산되자 "나라를 팔아먹어라" 등 고성을 지르며 대거 본회의장을 떠났다. 선거법 처리 때와는 달리 다소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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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이 지난번보다 물리력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이유는 국회선진화법의 존재가 컸다. 국회법 제165조·166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력행위 등을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회의장 출입 또는 공무 집행을 방해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지난 2012년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폭력국회를 막겠다며 주도해 만든 법에 의해 투쟁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공수처법 처리에 앞서 심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법 표결 시 물리력 동원 여부에 대해 "그렇다고 망치를 든다는 게 아니지 않으냐"며 "어떤 식으로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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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당시 이은재 한국당 의원 논란도 투쟁 동력을 약화시키는 데 한몫했다.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의 스크럼을 뚫고 의장석에 올라서는 과정에서 이 의원이 팔꿈치로 문 의장을 가격하면서 "성희롱 하지 말라", "내 얼굴 만지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포착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처리 과정 등에서 일어난 한국당의 폭력과 회의 진행 방해 행위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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