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0억 들여 고친 '월성1호기' 7000억 들여 해체할 판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문채석 기자] 정부가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결정한 데 대해 원전 업계와 학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당초 2012년 5900억원을 들여 2022년까지 연장운영을 승인해놓고도 7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원전 해체를 앞당긴 결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영구정지 결정이 경제성은 물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조치라며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6일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ㆍ양자공학과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불요불급한 사항을 불필요하게 서둘러서 못을 박아버린 결정"이라면서 "감사원 감사가 끝난 뒤로 승인을 늦춘다고 안전성 문제가 생기진 않았을 것이고, 감사 결과 한국수력원자력의 결정이 배임이라고 나오면 영구정지 이슈가 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경제성이 부족하다'며 한수원이 신청한 월성 1호기 영구중지안을 의결을 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국회는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에 배임 혐의가 있다며 감사를 의결했고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 중이다. 이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원안위는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승인했다.
원전 학계는 영구정지의 주요 근거인 '경제성 부족' 논리도 비합리적 전제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 공동대표인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전은 이용률이 떨어지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적어도 70% 이상의 이용률을 가정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한수원은 원전이용률 54%를 가정해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꼬집었다.
원안위가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밝힌 안전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반박하고 있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월성 1호기가 준공 후 30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잠재적 위험'이란 표현을 썼다면, 월성 1호기와 같은 '참조노형' 원리로 작동하는 캐나다 포인트 루프로 발전기 등이 40년 동안 원자로를 쓴 사례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계속운전'은 선진국에서 검증된 기술인데 이를 '잠재적 위험'으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설명"이라고 말했다. 에교협의 다른 공동대표인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도 "안전성의 경우도 2015년 2월 수명연장을 결정한 상태에서 달라진 게 없다"며 "또 원자력진흥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이번 결정은 정치적인 결정으로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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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해체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한수원이 해체계획서를 쓴 뒤 주민 공청회, 정부 승인, 본격 해체 작업 등을 하는 데 15년가량 걸릴 예정이다. 월성 1호기 정지에 따른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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