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규모 확 줄어든 연기금…실탄 바닥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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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 증시의 '구원 투수' 역할을 해 온 연기금의 매수세가 최근 확연히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넉 달간 6조원 가까이 집중 매수하면서 실탄이 바닥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기금이 '사자' 기조를 멈추면 코스피도 상승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국민연금 등이 포함된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3994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기금이 지난 7월 순매도(-2832억원)에서 8월 순매수로 돌아선 이후 전월까지 넉 달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지난 8~11월 4개월간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총 5조9802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연기금과 금융투자, 은행, 보험, 투자신탁, 법인 등 기관투자가 전체 순매수 규모(7조7183억원)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연기금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도로 일관하며 각각 2조4294억원, 6조860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반기 지수의 반등을 이끈 주체도 단연 연기금이다. 지난 8월 코스피가 1900선까지 곤두박질쳤을 때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고 9월, 10월 반등 장세를 이끈 데 이어 전달 외국인의 매도 폭탄에도 코스피 2100선을 지켜낸 것은 연기금이 매수에 적극 나선 영향이 컸다.

다만 지난 8월 2조4908억원, 9월 2조5556억원 등 약 2조5000억원씩 대규모로 순매수한 것과는 달리 10월 5344억원에 이어 지난달엔 3000억원대까지 낮아지면서 연기금의 매수세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기금의 주체로 꼽히는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자산 중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월 말 기준 17.1%다. 9월 말 현재 적립금 714조2800억원 가운데 17.1%에 해당하는 122조2800억원을 국내 주식으로 보유 중이란 얘기다.


올해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자산 배분 목표치는 전체 운용자산 중 18%(내년 17.3%)다. 목표 도달까지 0.9% 포인트 남은 것이다. 여기에 10~11월에 걸쳐 연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9338억원)과 이 기간 주가가 올라 주식 비중이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목표치인 18%에 거의 다다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연기금의 추가 매수 여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지수가 많이 빠진 8월부터 전달까지 6조원 가까이 집중 매수하면서 연기금별 비중 목표치에 상당 부분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산 비중 정책에 맞춰 움직이는 연기금 특성을 고려하면 추가 매수 여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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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 온 연기금의 실탄이 사실상 바닥나면서 연말 '산타랠리' 기대도 한 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 들어서부터는 연기금을 빼면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연기금의 매수세까지 약해진다면 연말 상승 동력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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