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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양치기 소년'된 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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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지난해 12월 당시 2019년 수출 전망을 할 때만 해도 미ㆍ중 무역 갈등의 봉합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초 갈등이 심화됐다."


올해 수출 전망치가 크게 빗나간 데 대해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한 해명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당시 '2019년 경제ㆍ산업 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수출이 3.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출 감소율 10.4%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5일 '2020년 경제ㆍ산업 전망'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올해 수출이 9.8% 감소할 것으로 수정 발표했다. 지난해 전망치와 비교해 무려 13.5%포인트 차이가 난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6월 '2019년 하반기 전망'을 통해 수출 전망치를 -5.9%로 한 차례 낮추긴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제와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올해 수출이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전망을 통해 하반기 수출 감소세가 4.3%로 상반기(-7.5%)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지만 실제 감소율은 8.6%에서 10.9%로 오히려 확대됐다. 이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대외 여건의 경우 전망 당시 상황에서 판단하는데 지난해 말에는 미ㆍ중 무역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경기가 하락 기조일 때는 틀리는 경우가 많고, 상승 기조이면 정확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 경기 하락 땐 전망이 무의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치기' 전망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산업연구원의 설명대로라면 내년 전망 역시 믿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이 2.5% 증가할 것으로 봤다. 미ㆍ중 무역 분쟁의 스몰 딜 성사 기대감이 반영된 전망이다. 스몰 딜이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못하거나 상황이 더 격화하는 경우 이는 다시 양치기 전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은 정부 정책은 물론 민간의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계속해서 잘못된 전망을 내놓을 경우 불확실성만 키울 뿐이다. 경제 주체에게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기 위한 양치기 전망이 아닌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이유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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