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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정치 분열된 나라 경제부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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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정치 분열된 나라 경제부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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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경제에 선행하는 것은 경제의 규칙과 정책의 우선순위가 정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가 지향하는 바가 분명해야 한다. 그리고 지향하는 바가 분배일지라도 경제가 잘 돌아가도록 해야만 명분과 실리가 산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베네수엘라를 보라. 분배를 지향한 사회주의 정책이 결국 가장 가난한 국민의 먹을 것을 박탈하지 않았는가? 정부가 지향하는 바가 분배일 때 오히려 가장 경제 원리와 기본에 충실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나아가 나라의 기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존재해야만 한다. 정치가 분열된 나라가 경제적으로 부흥하는 경우는 없다. 기본이 분열된 나라에서 국민 대다수가 행복한 경우 또한 없다. 경제뿐 아니라 안보와 외교, 인권과 북한에 대해 지금 우리는 이념, 계층, 지역, 세대, 남녀 등으로 사분오열돼 있다. 같은 의견이 아니면 서로를 함부로 미워하고 막말을 해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기가 무섭다.

근대화 과정에서도 나라가 지금과 같이 극심하게 분열돼 있지는 않았다. 지난 10월 말 문재인 대통령이 새마을운동 관련 행사에 참석해 "오늘의 대한민국 밑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고 말해 크게 보도된 바 있다. 국민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 벌인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새마을운동이었다. 개발 독재의 시대에도 국민을 한뜻으로 모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이다. 그런데 민주주의 시대가 열린 지가 20년이 더 지났음에도 나라는 훨씬 분열되고 감정적 대립이 극을 치닫고 있다니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론의 분열만큼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는 시각도 하늘과 땅 차이로 서로 다르다. 여기에 통계청장까지 나서 통계자료해석의 방향을 주문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올해 비정규직이 지난해보다 86만7000명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통계청장이 직접 나서 작년의 통계수치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통계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통계청장의 일차적 의무는 바른 통계 자료를 생산하는 것이지 해석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저소득층의 소득분배가 2분기 연속 개선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저소득층의 소득개선과 함께 머리에 떠오른 것은 도로공사이다. 지방자치가 정착하면서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 블록을 교체하던 관급공사를 볼 수 없어 국민세금을 낭비하는 습관이 개선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느닷없이 서울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 그런 공사가 다시 나타났다. 재정이 이런 식으로 지출되는 것은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바른 방법이 아니다. 언제까지 세수가 넘쳐나리라고 보는가.

정치는 왜 하는가? 정치의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서 나라와 사회가 정체를 겪을 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개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눈을 감고 잠시 생각해 보시라.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 2년 반 동안 무슨 개혁이 있었나. 복지를 부르짖으면서도 재정을 쏟아붓는 것 이외에 무슨 개혁을 했나. 그 사이 탈북민 가족이 굶어 죽고 생활고에 시달린 엄마와 자식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과거 고도 성장기에 도입한 갖가지 규제와 잘못된 제도가 사회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은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정치가 당파싸움에 몰입하는 가운데 서까래가 썩고 있다. 허황된 통일경제가 허공에 떠도는 동안 국제사회로부터 나라는 점점 고립되고 있다. 개혁, 이는 시대의 소명이다.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남들이 치하하는 동안 우리는 자존심 이외에 키운 것이 없다. 사람밖에 없는 나라에서 무엇이 우리 자존감의 원천인지 되짚어볼 일이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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