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초과 저축성예금 규모 9년만에 최대폭 증가
투자부진 심화로 경제활력 둔화 우려 커져

불황에 돈 쌓아두는 기업들, 고액 예금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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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돈을 투자하기보다는 은행에 그냥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10억원이 넘는 고액 예금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투자부진이 심화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활력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0억원 초과 저축성 예금 규모는 593조5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0년 이후 9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저축성 예금은 52조8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고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저축성 예금은 148조280억원으로 3.4% 증가하는데 그쳤다.


10억원 초과 저축성 예금이 급증하면서 상반기 전체 저축성 예금 규모도 1240조6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늘어났다. 2012년 상반기 이후 7년 만에 최대다. 10억원을 초과하는 거액의 저축성 예금은 개인보다는 기업 예금이 대부분이다.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저금리 상황에서도 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은행에 보관하는 경향이 심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국내총생산(GDP)에서 설비투자 증가율은 1분기 -9.1%, 2분기 3.2%, 3분기 0.5%로 부진이 이어졌다. 건설투자 역시 1분기 -0.8%, 2분기 1.4%, 3분기 -5.2%로 부진하다.


한은 관계자는 "고액 예금은 상당수가 기업자금"이라며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반면 예금은 늘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돈을 쌓아두기만 하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경제활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80년대 10%를 상회했던 건설, 설비, 지식재산물 분야의 투자증가율은 2010년대 들어서 1~5%대로 하락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수입 수요가 감소했고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설비투자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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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차원에서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시킬 대책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과 신성장 산업 육성 등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외국 자본의 투자 유치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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