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합니다"…심사미룬 예산사업만 21.7조원
예산소위 2주 심사해 6300억원만 감액 결정…전체 예산안 0.12% 불과
여야 이견있으면 대부분 '보류'…小소위 구성도 난항
내달 2일 예산안 처리 시한 넘길 가능성 커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1. 11월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 (기획재정부 '분야별 종합 지출구조조정'사업 예산안을 언급하며) 지출구조조정, 이것으로 뭘 하겠다는겁니까?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내년예산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서는 만큼 만성적인 보조금 사업과 그외 출연금, 출자 등을 민간전문가들과 함께 전반적으로, 객관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예산을 허용하면 의욕을 갖고 해보겠습니다.
이 의원: 기재부 입장에서는 3년간 확대 재정을 해오지 않았습니다. 삭감(8억1700만원)이 마땅합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재정 확대와 지출 구조조정 강화는 배치되는게 아닙니다. 확대할수록 늘어난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고 더 집중해야 하는 만큼 지출 구조조정 노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예산의 의도는 충분합니다.
김재원 예결위원장 겸 조정소위원장: 그럼 보류하겠습니다.
국회 예결특위가 2주에 걸쳐 전 부처 예산안을 훑으면서 결정을 미룬 사업이 50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 어김없이 '보류' 결정을 내리고 '나중에 심사하자'고 미룬 결과다. 소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보류된 사업은 결국 예산심사 소(小)소위에서 밀실 논의를 거친다. 처리 시한(12월2일)을 감안하면 심사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예결위에 따르면 예산안등조정소위가 감액 위주의 1차 심사에서 보류한 사업은 491건, 예산규모로는 21조7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소위에서 감액키로 한 사업규모는 6300억원에 불과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규모 513조5000억원 가운데 지금까지 0.12%에 해당하는 사업에 대해서만 '결정'이 이뤄진 것이다.
보류된 예산은 대부분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사업들이다. 기재부가 지출구조조정을 위해 내년 초 민간전문가들과 작업을 추진하겠다며 제출한 8억원의 예산이 야당 반대로 보류됐다. 국세청의 납세고지서 발송 예산에 대해 야당은 6억8300만원 감액 의견을 냈지만 '모바일로 전환을 높이라'는 주장과 '우편발생요금이 해마다 있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결정을 미뤘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일본의 수출제한조치에 대응해 21개의 소재ㆍ부품ㆍ장비 지원사업 예산을 지난해 보다 6017억원 증액 요청했다. 하지만 R&D예산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나오면서 보류됐다.
보류된 사업들은 현재 예결위 내 조정소위에 계류중이다. 소소위 구성을 놓고 여야가 맞붙으면서 더 이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부처 예산안을 한번 훑으면서 잔뜩 보류 결정을 해도 2주의 시간이 소요됐는데, 소소위에서 이견을 본격적으로 다룰 경우 물리적으로 예산안 처리 시한을 맞추기는 불가능하다.
또 예산안 삭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증액 심사는 아직 한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다. 증액은 기재부가 최종권한을 갖고 있는데, 감액보다 증액을 대폭 늘리면 정부안인 513조5000억원을 초과하게 된다. 기재부에서는 정부안보다 예산 규모를 확대해 편성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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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와 국회 모두 국회법상 예산안 처리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매듭짓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주 중 여야 지도부 차원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면서 "증액심사까지 감안하면 12월 2일 시한을 지키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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