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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한컷]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문 대통령의 '진심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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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소중한 친구 조코위 대통령님을 제 고향 부산에서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우리 존경하는 형님께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따뜻한 환영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25일 부산 시내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통해 주고 받은 인사말이다. 문 대통령이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때 처음 만난 조코위 대통령에게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과 서민행보, 소통 등에서 닮은 면이 많다"고 할 때만 해도 외교적 수사인 줄 알았는데 만남을 거듭할수록 ‘케미’가 잘 맞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같다. 이번에 네 번째 만난 두 정상의 관계는 ‘브로맨스’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발전했다.

25일 부산에서 개막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정성을 다해 외국 정상을 대하는 문 대통령의 ‘진심 외교’를 잘 보여주는 현장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9개국 정상과 모두 양자회담을 갖는데 주최국 정상으로서 의례적으로 갖는 회담이 아니다. 23일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을 시작으로 전날까지 브루나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5개국 정상과 가진 양자회담 마지막 순서는 협정이나 양해각서 서명식이었다. 협정이나 양해각서에 서명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 주무 부처나 기관에서 몇 달 동안 준비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정상회담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대하는 태도는 강대국이라고 해서, 나이가 한참 어리다고 해서 다르지 않다. 예외가 있다면 정상회담 직후 몇 차례 뒤통수를 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정도이다. 똑같이 진심으로 대하는데도 외교적인 효과는 아세안 국가들에 못 미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멋진 젠틀맨(a fine gentleman)'이라고 하면서도 정상회담 때 마다 ’청구서‘를 들이민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드 보복‘에 대해 시치미를 떼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극 정성 공을 들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부산에 꼭 오라는 문 대통령의 거듭된 요청을 외면했다. 진심과 선의가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정상한테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성정으로 봤을 때 당장 효과가 나지 않는다고 외교 스타일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시 주석, 김 위원장이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임 가능성이 있고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사실상 종신 집권도 가능한 상황이다. 아직 임기의 절반이 남았다고 하지만 시간은 문 대통령 편이 아니다. ‘진심외교’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부산=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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