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위기 맞아 '방콕족' 된 트럼프…"참모 못 믿어 관저에서 일해"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 의회에 의해 탄핵 위기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들에 대한 불신 때문에 백악관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업무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이날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가 전통적인 미국 대통령의 권력의 중심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저를 제2의 집무실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저에서 일을 하는 동안 참모들의 간섭을 피할 수 있고 친구들이나 공화당 의원들ㆍTV 평론가 등에게 편하게 전화를 걸 수 있어 집무실보다 더 생산적이라고 느끼고 잇다.
최근 탄핵 파문의 진원지가 된 7월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도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진행됐다. 또 개인 변호사들이나 재선 캠프 관계자들과 만나 법적 대응이나 대선 전략을 짜는 것도 주로 관저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18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초청해 '마이너스 금리' 등을 압박한 장소도 관저였다.
특히 최근 민주당 주도 하원의 탄핵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저 선호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내부고발자'의 제보, 자신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이어진 행정부 관리들의 청문회 증언 행렬에 좌절한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 대한 경계심과 백악관 인프라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일함으로써 참모들의 '감시'로부터 거리를 두고,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고위직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도 관저에서 실시하는 바람에 참모들이나 백악관 출입기자들도 누가 오고 가는지 알아 채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 전직 고위 행정부 당국자는 임기 초반 백악관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만찬이나 행사에 좀더 자주 참석하도록 권했지만, 매번 실패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방콕족(homebody)'라고 부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물게 워싱턴DC 시내에 나가기도 하지만 자신의 호텔에서 저녁을 먹거나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 할 때 뿐이다. 최근엔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미국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워싱턴내셔널스의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선을 위한 선거 운동이나 해외 출장이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 백악관 관저에 머물면서 밤 늦게까지 일을 하고 아침 일찍 기상한다.
폴리티코는 측근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 때만 해도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을 보여주면서 자랑했지만, 이후 근무시간에 관저에서 일하는 경향이 지속적으로 강화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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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관저는 집무동인 웨스트윙(서관)과 영부인 업무를 담당하는 이스트윙(동관)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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