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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반한 유통한류③] "위생적이고 고급스러워"…젊은 베트남 매료시켰다

최종수정 2019.11.13 16:07 기사입력 2019.11.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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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고기 만져보고 사는 베트남에 '프리미엄' 심은 롯데마트
고급스러운 빵으로 현지인 입맛 사로잡은 뚜레쥬르
현지 젊은이들 SNS '핫플레이스' 롯데호텔
한국식 고기부페·소주 문화 확산시키는 하이트진로

롯데마트 하노이점의 점심 초밥도시락 코너에 몰려든 사람들.

롯데마트 하노이점의 점심 초밥도시락 코너에 몰려든 사람들.



[하노이(베트남) =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베트남 사람들은 고기를 살 때 아직도 손으로 만져 보고 삽니다. 위생에 대한 관념이 한국보다는 부족해요. 하지만 롯데마트는 3~4년 전부터 한국처럼 비닐로 별도 포장한 돼지고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위생을 따지는 현지인들도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죠."


10월 말, 하노이의 중심가에 우뚝선 '롯데타워' 지하에 위치한 롯데마트 하노이 매장을 찾았다. 매장 안쪽에 위치한 육류 코너에서는 위생모를 쓴 점원들이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잘게 잘라 포장하고 있었다. 바로 옆의 냉장고 선반에는 밀봉 포장된 돼지고기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한국 대형마트를 방불케했다.


마정욱 롯데마트 하노이 점장은 "만져보지 못하게 한다고 불만을 표하는 고객도 여전히 많다"면서 "하지만 신동빈 롯데 회장이 '베트남도 이제 곧 바뀔 것'이라며 밀봉 포장으로 바꿀 것을 지시해 선도적으로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예상은 맞아들었다. 최근 베트남인들 사이에서도 위생을 중시하는 소비층이 생겨나고 있는 것. 롯데마트 방식을 따라하는 현지 업체도 생겼다.


베트남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는 곧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이다. 값은 조금 비싸지만, 품질이 확실해 중상류층에게 인기가 높다. 현지 업체들이 제품에 한국 이름을 붙여 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롯데마트가 프리미엄만으로 승부하는 것은 아니다. 현지에서 비싼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는 초밥 도시락을 점심 때 4만5000~11만동(한화 2250~5520원)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해 주변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세계가 반한 유통한류③] "위생적이고 고급스러워"…젊은 베트남 매료시켰다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하노이의 '부촌'으로 불리는 로얄시티 내 뚜레쥬르. 한 쪽에서는 외국인 남성이 노트북을 편 채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빵 코너에서는 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가 집게를 들고 빵을 고르고 있었다. 로얄시티점의 스테디셀러는 돼지고기를 가루처럼 갈아 빵 위에 올린 '반짜 봉꾸온'으로, 가격은 2만3000동(한화 1150원)이다. 현지 빵 가격 수준이 한화로 250~40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비싸지만, 맛 때문에 불티나게 팔린다. 김민배 뚜레쥬르 하노이 지사장은 "한국인 매출 비중은 1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현지인"이라며 "프리미엄을 추구하면서도, 너무 현지 업체와 가격차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늘이 점차 어둑어둑해져오자 롯데타워가 불을 밝혔다. 경남 랜드마크 빌딩에 이어 하노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마천루인 롯데타워 꼭대기에 위치한 '탑 오브 하노이'에서는 젊은이들이 칵테일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63층에 위치한 뷔페 식당 '그릴 63'에서는 젊은 커플들이 저녁식사를 즐기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음식과 인테리어를 찍어 올리고 있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진 롯데호텔은 베트남 하노이의 돈 많은 젊은이들에게 SNS에 인증하기 좋은 '워너비' 장소로 꼽힌다. 임성복 롯데호텔 하노이 지배인은 "1억명에 가까운 베트남 인구 중 '욜로' 소비를 즐기는 중산층 비중이 10%에 달한다"며 "식음료 매장을 찾아 SNS 인증샷을 남기고, 파티룸에서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롯데호텔 하노이의 루프톱바 '탑 오브 하노이'

롯데호텔 하노이의 루프톱바 '탑 오브 하노이'


저녁식사를 위해 하이트진로가 현지법인을 통해 오픈한 한국식 고기뷔페 주점 '진로바베큐'를 찾았다. 직장 동료끼리 삼삼오오 모여 고기 불판에 삼겹살과 해물을 얹어 쌈을 싸 먹는 모습은 한국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만9000동(한화 1만원)만 내면 무한대로 고기와 해물을 먹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한국 소주를 주문해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진로바베큐의 점주인 김광욱씨는 "한국 문화는 베트남인들 사이에서 '고급 문화'로 여겨져, 조금 비싸더라도 특별한 날에 오고 싶은 음식점으로 꼽힌다"며 "가게를 찾는 고객의 90%가 베트남인"이라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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