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반환점]미완에 그친 개혁…국정원 정치개입 차단, ‘검찰 힘빼기’는 국회에 막혀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1호 대선공약’은 적폐청산과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 기관 개혁이다.
‘적폐 청산’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권력기관 개혁은 문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이틀 앞둔 7일 현재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금지 조치와 국군기무사령부 해편(解編) 등은 청와대가 성과로 꼽는 부분이다.
국정원은 정부 출범 직후 국내 정보 담당관(IO) 제도를 전면 폐지했고, 경찰은 정보경찰 활동규칙을 제정해 정보 활동의 범위를 범죄정보 등으로 제한했다.
지난 정부에서 불거진 정치개입 등의 폐단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이다.
기무사도 세월호 유가족 사찰, 댓글 공작, 탄핵 정국에서의 계엄 문건 등이 불거지면서 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새로 창설된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기무사의 보안·방첩 기능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권력 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 개혁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검찰 개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검찰의 권한 분산이다.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 등을 모두 가진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고 검찰의 수사권을 경찰에 넘긴다는 것이 뼈대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 ‘2017년까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관련 법령 제정’이라고 명시했다.
또 2017년까지 수사권 조정안을 마련해 2018년부터 수사권 조정안을 시행한다는 로드맵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간표는 지켜지지 못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은 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은 다음 달 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기소권을 가진 공수처를 설치해야 검찰 특권을 해체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다음 달 3일 검찰개혁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와 검찰이 최근 자체적으로 마련한 개혁안을 발표하고는 있지만, 공수처와 수사권 조정이 검찰의 권력을 분산시키는 데 실효성이 가장 높은 '즉효약'이라는 것이 여권의 판단이다.
정권이 교체된 뒤 검찰에 다시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법으로 검찰의 권한 분산을 명시해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주재한 권력기관 개혁 전략회의에서 "두려운 것은 법·제도적 개혁까지 가지 않으면 (과거로) 되돌아갈지도 모른다는 것"이라며 개혁 입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공수처를 '친문(친문재인) 보위부'로 부르며 반대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 논의까지 복잡하게 맞물리면서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검찰 개혁 입법에 성공하느냐는 문재인 정권 전체의 성패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생각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의 명분이 바로 검찰개혁이었던 만큼 이번 정기 국회에서 성과를 내야만 국정운영 동력을 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개혁 입법에 성공할 경우 그 여세를 몰아 총선 때까지 개혁 드라이브를 건다는 게 여권의 구상이다.
반면 야당의 반대에 막혀 성과 없이 물러설 경우 조기 레임덕에 부딪힐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되면 청와대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여권이 총력전을 펼친 공수처와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정국 주도권이 야당으로 넘어가 레임덕 현상이 생각 보다 일찍 올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까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도 이런 엄중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의 대치 상황은 문 대통령의 또 다른 공약인 개헌과 각종 민생, 경제 관련 법안 통과도 막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6일 발의한 '대통령 권한 축소' 개헌안은 여야 간 이견으로 국회에서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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