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온상 소라넷 운영자 징역 4년 확정
원조교제, 불륜, 스와핑, 집단 성행위…사진·영상 무차별 업로드
피해자들 '극단적 선택' 생각도…솜방망이 처벌 지적

여친능욕·아동음란물·성범죄…소라넷 운영자 징역 4년, 피해자 눈물 닦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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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국내 최대 음란물사이트 '소라넷'을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에게 실형이 확정됐지만, 처벌이 약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라넷 사이트'에는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여성의 사진이나 영상이 무차별로 유포되는가 하면, 불특정 여성의 신상정보와 사진이 마구잡이로 올라와, 소라넷 회원들이 모욕하고 성희롱을 하기도 했다. 모두 '디지털 성범죄'에 해당한다.

인터넷 특성상 한번 유포된 사진과 영상은 사실상 삭제가 어려워 일부 피해 여성들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극심한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운영자에게 징역 4년은 너무 가벼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송 모 씨(46)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1·2심 재판부는 "'소라넷' 운영에 송 씨 명의의 메일 계정, 은행 계정 등을 제공했고, 막대한 이익도 향유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송 씨가 남편 등과 함께 '소라넷 '사이트를 운영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잘못이 없다"고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14억1천만 원의 추징금을 선고했으나 2심은 이를 취소했다.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송 씨는 남편 윤모 씨와 다른 부부 한 쌍과 공모하고, 2003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외국에 서버를 두고 '소라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불법 음란물 배포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회원들에게서 이용료를 받고, 성인용품 업체 등으로부터는 광고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이익을 거뒀다.


디지털 성폭력 예방 캠페인.사진=ShareNcare - 쉐어앤케어

디지털 성폭력 예방 캠페인.사진=ShareNcare - 쉐어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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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4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분노 제대로 헤아렸나

문제는 처벌 수위다. 소라넷 사이트는 길거리에서 여성들을 몰래 불법 촬영하고 이를 사이트에 올리는 등 디지털 성범죄 온상이었다. 가족과 친인척들의 사진도 무차별로 올라왔다.


이런 사진들은 '훔쳐보기 게시판'이라는 이름의 불법 촬영 전용 게시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헤어진 여성의 신상과 사진,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도 올라왔다. 지금은 디지털 성범죄로 불리지만 과거 '헤어진 여성에게 복수한다'는 취지로 남성들이 붙인 '리벤지포르노' 동영상이 무차별로 올라오기도 했다.


또 지인이나 모르는 여성의 사진을 음란하게 합성한 뒤 능욕을 해달라는 이른바 '지인능욕' 사진도 이 사이트에 올라왔다. 사이트 이용자들은 댓글로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 대해 음란하게 평가했으며, 불법적으로 공개된 신상정보를 이용해 여성에게 연락 성추행, 협박 등을 하여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런가 하면 성매매 업소 광고 등을 게시해 수익을 올리는 한편, 회원들은 성매매 이용 후기 등을 올려 업소와 협력한 뒤 할인 이벤트 등 불법 성매매를 조장했다.


포털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이 카페를 개설할 수 있어, 오프라인으로 성매매를 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다. 이런 카페는 물론 소라넷 게시판에는 원조교제, 불륜, 스와핑, 집단 성행위 등이 담긴 영상까지 마구잡이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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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넷 폐쇄됐지만, '제2의 소라넷' 독버섯처럼 마구잡이로 확장

결국, 수사당국의 수사로 2016년 4월 소라넷의 핵심 해외 서버인 네덜란드 서버가 폐쇄됐지만, 소라넷 사이트 파장으로 마치 독버섯처럼 제2의 소라넷 사이트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2017년에는 소라넷 이후 최대 규모로 일컬어진 음란물 사이트 'OO'를 운영한 현직 법무사와 IT 회사 프로그래머 등 운영진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부터 2016년 12월까지 일본 성인물, 사진 및 웹툰 등 4만여 건의 음란물을 게시 및 관리하고, 성매매업소 등의 광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소라넷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성범죄' 사진과 영상이 무차별로 올라갔다.


그런가 하면 2017년 5월에는 회원 수 121만 명 규모의 음란물 사이트 'AVOOOO' 운영자와 광고의뢰인 등이 검거됐다. 이 사이트 이용 회원들은 자신의 등급을 높이기 위해 성인 음란물, 유흥업소 정보, 성인용품 몰, 성인방송, 심지어 아동·청소년 음란물까지 경쟁적으로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디지털 성폭력 예방 캠페인.사진=ShareNcare - 쉐어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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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2명 중 1명 '극단적 선택' 생각

지난 6월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전국의 여성 온라인 성폭력 피해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실태조사 결과 카메라이용 성범죄 유포 피해자 2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범죄 피해자 57명 중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가운데 가장 높은 45.6%(26명)이었다. 실제 목숨을 끊을 계획을 세운 경우는 42.3%(11명), 자살 시도를 한 경우는 45.5%(5명)로 조사됐다. 단순 촬영피해자들도 3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고려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디지털성범죄 등 불법 촬영물 유포 범죄는 2013년 2300여 건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7년 5400여 건으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인터넷 특성상 한번 유포된 성범죄 사진이나 영상은 영구 삭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언제든 다양한 통로로 재유포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피해자는 평생을 그 불안감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스스로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어 이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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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넷 사이트 운영진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뿐만 아니라 불법촬영 처벌 수위도 사실상 솜방망이 수준이다.


지난해 선고된 불법 촬영·유포 범죄 관련 1심 판결(1,702건) 중 징역형이 내려진 것은 215건(12.6%)에 불과했다.


미국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5년 일어난 '티모시 고잉' 사건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페어필드 고등학교 크로스컨트리팀 코치였던 티모시 고잉은 2015년 탈의실에서 학생들의 몰카를 찍은 혐의로 기소됐다.


일리노이주 지방법원은 고잉에 240개월 형을 선고, 15년간 가석방 심사도 금지했다. 티모시 고잉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16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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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에서는 아동 상대 성범죄 사이트를 운영한 이들에게 징역 2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하고 있다. 또 아동 음란물을 소지하고 있는 자체만으로 징역 10년 이상이 선고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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