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협상 앞둔 中, 美 농산물 구매 늘리며 유화제스처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미중 무역협상 재개 분위기 속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입에 속도를 내며 협상 타결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8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틀간의 일정으로 워싱턴DC에서 진행 중인 실무급 무역협상과 10일로 예고된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를 최대한 막기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협상이 잘 돼 미국이 추가 관세부과 조치를 연기하든지, 아니면 추가 관세부과를 예고대로 계속 진행하든지, 최악의 경우엔 관세는 관세대로 부과하고 무역전쟁 분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추가 조치를 취하든지 등 이 세 가지가 중국이 예측하고 있는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을 통해 이달 1일에서 15일로 연기된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 조치를 더 연기시킬 수 있는지가 중국의 최대 관심사라는 얘기다.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기대하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의 경색된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을 향해 보이고 있는 두드러진 유화적 제스처는 농산물 구매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대두를 포함한 농산물 구매를 늘리며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 농무부(USDA)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9월 마지막 한 주 동안에 150만톤의 미국산 대두를 구입했다. 이는 최근 1년여만에 중국이 구입한 가장 큰 규모다. 중국은 8월에도 9억4500만달러어치 대두를 포함한 15억달러어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했다. 월간 구매액으로는 2018년 1월 이후 최대다. 지난 8월까지 12개월 누적 구매액은 대두 46억7000만달러, 농산물 전체 92억달러다.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017년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150억달러어치를 샀던 기록에는 한참 못미치고 있지만 최근들어 구매에 회복 신호는 뚜렷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도 중국의 최근 미 농산물 구매 동향을 두고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장 고무적인 농산물 구매 동향"이라고 표현했다. 짐 수터 미국 대두수출협회장은 "대두는 무역협상이 어떻게 진해외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바로미터"라며 "협상 모멘텀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더라도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산업정책 개혁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 협상 타결이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니 퍼듀 미 농무부 장관 역시 "중국은 구매가 아닌 구조개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ㆍ제조업 정책국장은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큰 합의를 원하며, 그렇지 않으면 합의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금 당장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고 있지만 미국의 화답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이 역시 지속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치 리스크 컨설팅회사 유라시아그룹의 마이클 허슨 중국 담당 대표는 "미국은 화웨이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거나 추가관세 부과를 연기하는 등의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입을 계속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팀은 고위급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미 백악관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10일부터 시작되는 고위급 협상을 위해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대표단을 맞이할 것"이라면서 오는 10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를 공식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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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이날 미중은 차관급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랴오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이 이끄는 약 30명의 중국 실무 협상 대표단은 이날 워싱턴DC의 미 USTR 청사로 들어가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이끄는 미 협상팀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실무협상은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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