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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입시 논란'으로 확대된 '학종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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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도' 도입 후 '스펙쌓기' 경쟁에 '금수저전형'으로 변질
"불법은 아니지만" … 부모 정보·경제력에 좌우되는 불공정 논란

10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종로학원 2019 대입예측 입시설명회에서 수험생 및 학부모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0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종로학원 2019 대입예측 입시설명회에서 수험생 및 학부모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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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특강이다, 독서실이다 방학 내내 가방 짊어지고 나서는 뒷 모습만 바라보다 지금은 또 수시 6장 어디를 써야 하나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데, 이게 다 부족한 부모 탓인가 싶은 자책만 들지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의 고등학교-대학-의학전문대학원 진학 과정을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표되는 대입 수시모집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조씨가 고교 시절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 문제를 제외하고는 당시 입시 과정에서 불법ㆍ위법 사안은 없어보이지만 인맥을 통해 특별한 '스펙'을 쌓고, 수많은 입시 전형 가운데 가장 유리한 방법을 통해 합격했다는 점에서 우리 입시제도의 구조적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와 입시업계에 따르면, 조씨가 고려대에 진학한 2010학년도 당시는 이미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돼 어학성적이나 봉사활동, 대외 수상내역, 소논문 등 학생들의 교과외 활동과 스펙쌓기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기였다. 당초 입사관제도는 시험 성적 말고도 다양한 외부활동을 반영해 학생을 뽑겠다는 취지였지만, 막상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활동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소위 부유층 사이에서 이 같은 방식의 대입 준비가 활발히 이뤄지게 됐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이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들어온 조씨였기에 다른 귀국학생(유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그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할 만한 수시전형을 준비했을 것"이라며 "어학성적 등이 많이 반영되는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은 당시 외고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전형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학 교수나 전문연구원의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해 논문 공동저자가 되는 것도 일부 특권층 사이에 유행처럼 번졌다. 연구에 거의 기여하지 못한 교수자녀나 친척을 논문의 공저자로 올렸다는 소문도 암암리에 퍼져나갔다.

특히 이 시기를 거치며 대학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중심으로 하는 정시 모집인원이 줄고 내신이나 면접ㆍ논술을 활용한 수시 전형, 특히 입학사정관제도와 비슷한 학종이 확대되면서 대학마다 다양한 전형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한 대학 관계자는 "수천가지가 넘는 학종이 생겨나 타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모르는 전형이 한두해 운영되다 없어지기도 하고, 그 틈을 비집고 대입컨설팅 등이 가세해 입시 현장 자체가 혼탁해졌다"며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한 교육당국이 부랴부랴 대입제도 개편안을 논의하고 학생부 기재방식을 바꾸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육부는 올해부터 고교 학생부 기재방식을 바꿔 소논문 작성을 기록할 수 없도록 하고 수상 경력도 학기당 1개씩만 쓰도록 하는 등 학생부 간소화 정책을 도입했다. 또 학종에 대한 사회적 불신 등을 우려해 오는 2022학년도부터 각 대학이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30% 이상 높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학 교수들의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올리거나 교수간 '짬짜미'로 자녀 스펙에 활용한다는 지적이 일자 교육당국이 공저자가 미성년인 논문을 전수 조사해 일부 문제 사례를 밝혀내고, 이를 대입에 활용한 경우 입학을 취소하기도 했다.


입시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조 후보자의 자녀의 대입 과정과 관련된 논란은 현행 수시 중심의 입시제도, 그 중에서도 금수저 전형이라 불리는 학종의 불공정성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라며 "비록 불법은 아니지만 일반 학생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좀 더 공정한 대입제도를 만들기 위한 개선책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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