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패션 전쟁 중…토종 신발 편집숍 폴더·슈마커 '희비'

폴더, 높은 임대료 발목에 잠정 철수
슈마커,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로 첫 입성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스포츠 패션업계의 전통적인 격전지인 강남에서 국내 대표 신발 편집숍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슈마커는 강남 일대에 최초로 입성하는 반면 폴더는 5년만에 잠정 철수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접근성이 좋아 패션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강남 상권이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기에는 높은 임대료 부담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폴더는 지난 18일 자체 매장 중 최대 규모 매장이었던 강남 매장을 철수했다. 2014년 강남에 입성한 지 약 5년만이다. 매장은 넓이 892㎡(약 270평)으로 빌딩 1층과 2층을 통째로 임대해 사용했다. 강남역 일대 신발 편집숍 중에서도 대형 매장에 속한다.

다만, 폴더의 경우 이랜드리테일이 강남역 인근 점프밀라노 빌딩을 보유하고 있어 매장 오픈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점프밀라노는 이랜드리테일에서 운영 중인 제조ㆍ유통 일괄형(SPA) 브랜드 스파오를 비롯해 여성복 미쏘 및 로엠, 신발 SPA 브랜드 슈펜 등 대표 패션 브랜드들이 다수 입점해 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지 않은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폴더 강남 매장은 임대료 부담이 커서 운영을 중단하게 된 것으로, 향후 다시 강남에 매장을 열 것인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에스엠케이앤아이에서 운영하는 슈마커는 오는 30일 총 264㎡(약 80평) 넓이의 대형 매장을 강남에 열 계획이다. 임대료나 경쟁에 따른 부담이 있지만, 실용적인 목적보다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고객들과의 대면 접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봤다. 특히 강남권 입성이 처음인 만큼 브랜드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슈마커 관계자는 "기존 130여개 점포는 스포츠 스타일 중심의 매장이지만, 이번 신규 오픈 강남점은 라이프스타일 콘셉트가 핵심"이라며 "실제 1층이 라이프스타일, 2층이 스포츠 콘셉트로 앞 부분에 조금 더 힘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신발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과 스킨십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남에 패션 브랜드들이 임대료 부담을 감수하고 앞다퉈 진출하는 이유는 유행을 선도하는 젊은 세대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사용 후기를 적극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하고 사용자 경험도 중시하는 특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 대로에는 나이키, 언더아머, 다이나핏, 뉴발란스 등 개별 스포츠 브랜드를 포함해 신발 편집숍 JD스포츠가 입점해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반스도 신규 입점을 앞두고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