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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文대통령 비난·여혐' 파문에…협력사 '불매리스트' 불똥

최종수정 2019.08.09 12:58 기사입력 2019.08.0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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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 회장, 전사 직원에 보수 유튜브 시청 지시
일본 수출규제 옹호…한국 여성 성매매 언급
AHC·애터미·이니스프리 등 협력사 비상
중소·인플루언서 협력사 많아…자회사도 타격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일본의 무역 제재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여성 혐오 표현을 담은 일명 '막말 동영상'을 직원들에게 강제로 시청하게 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도마에 올랐다. 국내 대형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ㆍ주문자상표부착(OEM) 기업인 한국콜마가 오너리스크에 휩싸이면서 애꿎은 협력사들이 불매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돼 피해가 우려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 직원들은 지난 6일과 7일 세종시 본사와 서울 내곡동 신사옥 월례조회 때 윤동한 회장의 지시로 보수채널 유투브 영상을 강제로 시청했다. 월례조회 당시 모인 전사 직원은 약 700여명. 윤동한 회장은 영상을 다함께 시청한 후 한·일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지시했다.


해당 영상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원인이 한국에 있다는 일방적 주장을 담고 있어 회사 공식 행사에서 시청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유튜버는 영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일삼으며 일본의 일방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조치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한국콜마 '文대통령 비난·여혐' 파문에…협력사 '불매리스트' 불똥


특히 화장품 제조사인 한국콜마의 주력 소비층인 여성을 대상으로 자극적인 혐오 표현을 사용해 더 큰 물의를 빚었다.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사례로 들며 한국 여성들이 성매매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상 첫 화면 역시 자극적인 성매매 관련 내용으로 포장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최초로 내부 고발에 나선 직원 역시 "회장님은 동영상 내용에 대해 각자 생각해보라는 말을 남겼고 한·일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정치성향을 떠나 회사가 전달할 만한 올바른 이념이 아니라고 생각해 바로잡고 싶어서 글을 올린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콜마 '文대통령 비난·여혐' 파문에…협력사 '불매리스트' 불똥

한국콜마가 윤동한 회장 관련 오너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애꿎은 국내 협력사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매 리스트 목록이 계속 업데이트되는 중이다. 주요 협력사인 AHC, 애터미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미샤, 에뛰드하우스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다수의 중소ㆍ중견 화장품 회사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만든 화장품들도 상당수 제조하고 있어 불매 리스트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되는 화장품만 4만여개에 달한다.

콜마의 사업영역이 화장품뿐만 아니라 제약사업, 건강기능식품까지 걸쳐있어 불매 대상도 확산되는 추세다. 작년 인수한 CJ헬스케어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함께 언급되는 중이다. CJ헬스케어의 대표 제품은 '헛개수'와 '컨디션' 등 숙취해소제로 홍삼과 유산균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에서도 유산균, 다이어트 식품, 장 건강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콜마 '文대통령 비난·여혐' 파문에…협력사 '불매리스트' 불똥

이달 중요 일정을 앞두고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면서 회사 내부적으로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콜마는 최근 내곡동 신사옥으로 입주하면서 직원들도 함께 입주하는 추세다. 또한 이달 신사업인 에스테틱 디바이스 신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었으나 제동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콜마는 작년부터 리프팅 및 타이트닝 전문 메딕콘과 협업해 국내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대상으로 기업간기업(B2B) 사업을 준비해왔다. 당초 4월이었던 사업 출범 시기가 다소 늦어져 8월로 시기가 조율된 상태였다. 본사 사이트도 트래픽 초과로 접근을 중단한 상태다.


화장품 ODM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화장품업계에서 오너리스크가 크게 번진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며 "윤동한 회장이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것만 알았을 뿐,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대형 화장품업계 관계자 역시 "개인적으로 봐야 할 정치 동영상을 공개적으로 회사 직원들에게 시청하도록 지시한 대목을 이해할 수 없다"며 "다만, 화장품업계에 미칠 영향은 구체화되기 전에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 관계자는 "8월 월례조회에서는 대외 경제 여건의 영향과 함께 현재 위기상황을 강조하며 새로운 각오로 위기에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대외 환경과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최근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는 특정 유튜브 영상의 일부분을 인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일부 편향된 내용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되어서는 안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현상황을 바라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며 위기 국면에 처한 기업에 대한 이해를 촉구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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