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집잡기" "정부무능"…與野 일본대응 '프레임 전쟁'
초당적 협력 커녕 사사건건 견해차
한국당, 평화경제에 "소가 웃을 일" 폄하…민주당 "정쟁 멈춰야" 경고
해법 둘러싼 인식차 커…"이참에 체질바꾸자" vs "당장의 피해 대책 부족"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부애리 기자]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를 대하는 여야 입장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국회 차원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지만 대(對)일 대응 논의는 정쟁 일변도로 흐르는 양상이다. 여야는 건건마다 인식차를 드러내며 프레임 선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 무능론' 내세우며 문재인 정권의 안일한 대응을 연일 지적하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문 대통령은 남북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언급하며 "소가 웃을 일"이라고 폄하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정부 대책 '트집잡기'에만 혈안이 돼있다며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역공격했다. 윤관석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회의에서 "국가경제적 위기를 앞에 두고 여야가 정파를 따질 이유도, 여유도 없다"며 "정쟁도, 당리당략도 다 때가 있는 법이다. 한국당은 국익 앞에서 멈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 트집 잡는 야당을 가장 반기는 것은 아베 정부, 일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여야 간 신경전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는 것은 일본의 경제보복 해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소재ㆍ장비, 부품 등 분야의 대(對)일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화를 위한 구조적인 대책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도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품ㆍ소재ㆍ장비산업의 국산화와 다변화를 촉진해 빠른 시간 안에 기술독립과 장비산업 자립화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권은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당장 눈에 보이는 피해부터 줄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 원내대표는 "사태 해결의 관건은 우리기업 서플라이체인의 정상화"라며 "단기적으로 수급이 가능하도록 일본과 협상하고 중장기적으로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에 나서야 하는데 엉뚱한 솔루션"이라며 "상상 속 희망과 실현가능한 대안을 혼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회의실 백드롭을 안중근 의사 독립 손도장과 '한일 경제전쟁 여야가 따로 없습니다'라는 문구로 교체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이같은 해법 차이는 각 당 대표의 현장방문에서도 드러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반도체 소재기업, 연구기관 등을 방문해 자립을 강조한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피해를 입는 중소기업을 찾아 정부를 향해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일 대응 해법을 두고 여야 갈등이 깊어지면서 양극단으로 강경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최근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개인청구권이 포함됐다고 본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한일 갈등의 근본 원인이 된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부정한 아베 정부와 같은 맥락의 주장을 편 것이다.
여당에서도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도쿄를 여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한일청구권협정은 엉터리로 만든 것"이라며 연일 감정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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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프레임' 정쟁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일본의 경제보복은 이 땅에 친일 정권을 세우겠다는 그들(일본 정부)의 정치적 야욕"이라며 사실상 한국당을 겨냥했다. 반면 한국당은 주말 사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사케 논란'을 집중 비난하며 '친일 프레임' 뒤집기에 나서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도 "여당 일부 의원이 도쿄를 여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자고 하니 생각나는 것이 있다. 도쿄 소재 아파트를 보유한 분이 (현 정권의) 장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라며 공격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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