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임금협정 맺었어도 최저임금 보장돼야"
택시기사 승소 취지 원심 파기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회사와 근로자가 합의해 임금협정을 맺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이 내용과 다르다면 최저임금을 보장해야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강모씨 등 택시운전기사 4명이 운송회사 A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강씨 등은 A사 소속 택시기사로 일하며 2010~2012년 소정근로시간과 임금을 함께 줄이는 내용의 협정을 맺었다. 협정에 따르면 소정근로시간은 2010년 1일 6시간40분, 2011년과 2012년에는 1일 4시간20분으로 정했다. 최저임금시급은 조금씩 올렸다. 2010년 무호봉 기준 4159원, 1호봉 기준 4208원으로 정했고 2011년에는 무호봉 기준 4325원, 1호봉 기준 4401원이었다. 2012년에는 무호봉과 1호봉 각각 4633원, 4709원이었다.
하지만 강씨 등은 실제로 과거에 비해 근로시간의 단축 없이 1일 12시간(휴게시간 4시간) 교대제로 일했다면서 이에 따라 임금도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받게 됐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2011~2012년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반해 무효인지가 쟁점이 됐다. 이에 대해 강씨 등은 "임금협정은 형식적으로만 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라며 무효라고 주장했고 A사는 "근로자, 노조가 스스로 자유로운 이익형량에 따라 임급협정에 합의했고 무효 주장은 신의칙 위반"이라며 맞섰다.
1, 2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유효하고 강씨 등이 받은 임금은 최저임금법 상의 최저임금액 이상임이 명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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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법의 판단은 달랐다. "각 임금협상의 소정근로시간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이라면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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