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부다페스트 4위 ‘강호’ 그리스와 1차전 3:26 패

서포터즈·시민 등 열띤 응원전…17일 세르비아전 기대

15일 오전 열린 한국과 그리스 남자 수구 경기에서 김동혁 선수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15일 오전 열린 한국과 그리스 남자 수구 경기에서 김동혁 선수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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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4일째이자 한국과 그리스의 남자 수구 경기가 열리는 15일 오전 9시 20분께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 수구 경기장.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지만 수구 경기장 입구는 x-ray 검색대에서부터 50여m 넘게 줄이 이어졌다.

일반 관람객 줄에 이어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중앙중학교 200여 명의 학생이 시험이 끝나고 담당 교사 인솔하에 단체 관람을 하러 온 것이다.

연신 손 부채질을 할 정도로 오전부터 후덥지근한 날씨였지만 학생들의 얼굴에는 마치 축제장에 온 듯 미소가 만연했다.


경기장에서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입장하자 영화 ‘국가대표’ OST인 ‘버터플라이’가 울려 퍼졌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 우리나라 선수들이 한명 한명 소개될 때는 시민서포터즈와 관람객들 모두 일어서서 박수로 화답했다.


수구는 19세기 후반, 경영으로만 이뤄지는 수영 경기의 단조로움을 탈피하기 위해 영국에서 고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속에서 하는 유일한 구기 운동으로서 경기 형태가 핸드볼과 비슷해 ‘물속의 핸드볼’이라고 불린다. 또 머리를 제외한 신체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 상태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 때문에 ‘수중 격투기’로 불리기도 한다.


골키퍼 이외에는 한 손으로 공을 다뤄야 하고 서있을 수 있는 곳에서도 서서 플레이해서는 안 된다. 바닥을 차고 뛰어오르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한 팀은 7명으로 구성되고 경기는 각 8분씩 4쿼터로 진행된다. 각 2, 3쿼터 사이만 5분간, 나머지 쿼터 사이에는 2분간의 휴식 시간을 둔다. 한 차례의 공격은 30초로 제한된다.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기 전 양 팀 선수들은 깨끗하고 파란 물 위에 떠 있는 공 하나를 중심으로 각자의 진영 골대에 일렬로 섰다. 긴장감이 흐르는 약 5초의 시간은 5분처럼 길게 느껴졌다.


심판의 휘슬과 함께 흰색 수영모를 쓴 우리나라와 파란색 수영모를 쓴 그리스와의 경기가 시작됐다. 양 팀 골키퍼는 빨간색 수영모를 착용했다.


양 팀의 선수들은 휘슬이 울리자마자 공을 향해 전속력으로 헤엄쳐 갔다. 간발의 차로 그리스 선수가 먼저 공을 잡으면서 그리스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경기는 시작 2분 만에 그리스의 선제골이 터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리스가 연속해서 득점했지만 관람객들은 응원의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우리나라 선수들 간 화려한 팀플레이로 마치 배구를 하듯이 골을 넣었지만 반칙이 선언되면서 스코어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그리스 선수의 벼락같은 중거리 슛과 골대 바로 앞에서 슛을 두 차례 연거푸 키퍼가 막아내자 시민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경기 시작할 때 이가 빠진 듯 군데군데 비어있던 응원석은 속속들이 도착한 시민들에 의해 채워져 가면서 응원의 열기는 달아올랐다.


그럼에도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강호’ 그리스를 상대로 세계무대 데뷔전을 치르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벅찼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좋은 자리를 잡으려 안간힘을 써봐도 체격 조건이나 경험에서 월등하게 차이가 난 탓인지 쉽지 않았다.


0:15로 끌려가던 3쿼터 3분 40초. 우리나라의 첫 골이 터졌다. 김문수(경기도청) 선수의 손을 떠난 공이 그리스 골키퍼의 팔 아래를 파고들며 골라인을 갈랐던 것이다.

15일 오전 열린 한국과 그리스 남자 수구 경기를 찾은 광주지역 초등학생들이 열띤 응원전에 함께하고 있다.

15일 오전 열린 한국과 그리스 남자 수구 경기를 찾은 광주지역 초등학생들이 열띤 응원전에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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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본 응원석에서는 ‘대한민국’을 연신 환호하며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4쿼터 4분에우리나라의 두 번째 골이, 5분에 세 번째 골이 연거푸 터지자 그리스의 점수는 의식하지 않는 듯 응원석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경기는 3대 26, 그리스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선수들의 몸에는 여기저기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보여 수구 경기의 격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우리나라 첫 골의 주인공인 김동혁 선수는 “이렇게 많은 시민이 응원해 준 경기는 처음이었다”며 “박수와 환호 소리에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벅찼지만 경기 결과가 이래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의 벽이 높은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면서 “경기 중·후반에 들어서 골이 터지고 상대 선수에게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 지 감을 잡으면서 다음 경기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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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한민국 남자 수구 대표팀은 오는 17일 세르비아와 2차전을 치른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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