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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박 말고 협상해야"vs "협정 탈퇴한 미국이 할 소리냐"

최종수정 2019.07.11 04:34 기사입력 2019.07.11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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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IAEA긴급집행이사회에서 격돌
트럼프 대통령 '추가 제재' 경고
볼턴-자리프 'SNS' 설전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이란, 핵 협박 말고 협상해야" vs "협정 탈퇴한 미국이 할 소리냐".


미국과 이란이 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둘러 싸고 또 다시 격돌했다.


1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서 열린 긴급 집행이사회에서 미국과 이란은 양국을 거세게 비난했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불신을 드러내며 우라늄 농축 한도 위반 등 핵합의 이행 축소를 '핵 협박'이라고 비판하고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 등의 응원을 뒤에 업은 이란은 핵협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제재는 곧 전쟁 위협이자 범죄"라고 주장하면서 해제를 촉구했다.


외신 등은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재키 월컷 IAEA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새로운 핵합의를 위해 선행조건 없이 협상할 준비가 됐다"라며 "이란에 제재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런 협상이지 '핵 협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최근 벌인 도발(핵합의 이행 축소)로 이란이 이익을 챙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이런 부정행위가 보상받지 못하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란이 이득을 얻는 데 성공하면 그들의 요구와 도발은 더 커질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나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체결된 이란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대해 "1500억달러 짜리 끔찍한 거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협정을)완전히 위반하면서 오랫동안 비밀리에 우라늄을 농축해왔다"며 "기억하라, 그 거래는 몇 년만에 종료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제재는 곧 충분히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에도 이란이 핵 협정상 우라늄 농축 농도 제한 파기를 선언하자 "이란은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 제한 파기에 대해 "이란의 최근 핵 프로그램 확대는 추가적인 고립과 제재들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과 트위터 설전을 벌였다. 먼저 자리프 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볼턴과 네타냐후(현 이스라엘 총리)가 2005년(실제론 2004년)에 유럽 3개국과 이란이 체결한 파리 협정을 우라늄 농축 제로를 주장하면서 사장시켰다"며 "결과는? 이란은 2012년까지 농축량을 100배 늘렸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협정을 파기한 데에는 볼턴 보좌관과 네탸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같은 대(對) 이란 매파들이 배후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이었다.


이러자 볼턴 보좌관은 "자리프의 친절한 말에 감사한다"고 비꼰 뒤 "언젠가는 그에게 어떻게 하면 나쁜 합의(bad deal)을 종료할 수 있는 지 설명해주겠다"고 반박했다. 이란 핵협정 파기는 본질적으로 협정의 내용이 부실했기 때문이며, 자신이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고 일방적으로 상황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란 측의 반발도 거세다. 카젬 가리브 아바디 IAEA 주재 이란 대사는 이날 IAEA 이사회에서 "제재의 결과가 희생이 크고 예상할 수 있는 만큼 이것은 전쟁의 무기이자 침략의 수단으로 봐야 한다"라며 "경제 제재는 표면적 목표와 달리 서민에 대한 연좌제이고 인간성에 대한 범죄로 여겨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은 일방적 불법 제재를 다른 나라의 주권과 사유 재산을 강압하는 수단으로 쓰는 가학적 성향이 있다"라며 "반드시 이를 끝내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핵합의 당사국 모두가 약속을 지킨다면 우리도 이에 상응해 핵합의를 기꺼이 다시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중간에 끼게 된 유럽연합(EU)은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쳤다. EU는 이날 IAEA 이사회에 성명서를 통해 "이란은 핵협정을 다시 지켜야 한다"라면서도 "미국의 핵협정 탈퇴에 유감을 표하며 국제사회가 핵협정 이행을 방해하는 어떤 일도 삼가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란은 미국 등과 2015년 핵협정을 체결해 핵무기 개발 중단 및 제재 해제에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2018년 5월 이란이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협정을 탈퇴한 후 경제 제재를 부활ㆍ강화하는 등 '최대한의 압박'에 나섰다. 이란도 이에 맞서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월8일 1단계 조치로 농축 우라늄ㆍ중수 저장 한도 초과, 이달 7일 2단계 조치로 우라늄 농축상한(3.67%) 초과 등을 선언ㆍ실행했다.


이 외중에 최근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2차례에 걸쳐 유조선 피격 사태가 일어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0일엔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 해군 글로벌 호크 무인정찰기를 격추하자 다음날 미국이 대규모 공습을 준비했다 취소하는 등 전쟁 위기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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