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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들이 품어준 거리의 남자'…서울시 찾동 시행 4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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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화 난곡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3일 김모(71)씨에게 김을 전달하고 있다. 김씨는 김을 받아 들고 "고맙다. 감사하다"고 말했고, 백 복지플래너는 "꼭 밥을 짓고 김을 반찬 삼아 잘 챙겨 드셔야 한다"고 화답했다.

백미화 난곡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3일 김모(71)씨에게 김을 전달하고 있다. 김씨는 김을 받아 들고 "고맙다. 감사하다"고 말했고, 백 복지플래너는 "꼭 밥을 짓고 김을 반찬 삼아 잘 챙겨 드셔야 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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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지하철을 폭파하겠다"며 협박하고, 술병과 폐지ㆍ쓰레기를 쌓아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 쫓겨날 지경에 이르렀던 김모(71)씨. 그가 다시 일상의 삶을 찾게 된 것은 난곡동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와 주민들의 도움이 주효했다.


찾동은 동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복지 수요자를 찾고 동시에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다. 기존 행정의 틀을 넘어서는 민관 공동 솔루션 체계의 작동을 기본으로 한다. 우리동네주무관ㆍ복지플래너ㆍ방문간호사ㆍ마을자치담당 등이 한 팀이 돼 마을 곳곳을 누빈다. 신고가 들어오거나 문제가 발견되면 함께 회의를 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동네 주민들까지 참여한다.

평소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던 김씨는 살고 있는 집에서 나와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김씨가 원래 생활하던 집은 쓰레기로 가득 찼고 악취로 이웃의 항의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월세와 공과금도 밀려 보증금 60만원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4월 간호사와 플래너가 몇 차례 가정방문을 했으나 문이 잠겨 있었다. 다행히 구청의 취약계층 주거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매입임대주택을 계약을 앞두고 있었는데 어느 날 김씨가 사라져 계약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6개월 후 길거리를 배회하던 김씨는 서울 관악구 난곡동 한 주차장에서 발견된다. 야간 순찰을 돌던 박오성 자율방범대장(64)이 그를 알아보고 동 주민센터에 알린 것이다. 박 방범대장은 "김씨가 새롭게 살 집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동 주민센터를 통해 알게 됐다"며 "재빨리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방범대원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일사천리로 집을 구하고 난 뒤에는 난곡동 새마을부녀회가 나섰다. 이불ㆍ밥솥 등 살림살이를 지원하고 손수 만든 밑반찬도 전달했다. 홍복순 새마을부녀회장(65)은 "김씨가 마트에서 물건을 살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세 달 정도 꾸준하게 반찬을 만들어줬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언제든지 음식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백미화 난곡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는 "관과 함께 민간까지 힘을 합쳐 일을 진행하다 보니 해결책을 찾기가 더욱 용이해진다"며 "지금 상황에서 더 떨어지면 이분들은 벼랑 끝에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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