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첫 동시 장맛비…주말에도 전국 영향

전국 동시 장맛비, 1973년 기상관측 이래 단 3번 뿐
29~30일 제주·남부 200㎜ 이상 많은 비
남하했다 6·7일 다시 장마전선 영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지난 26일 전국에 장마가 시작됐다. 전국적으로 한 날에 장맛비가 내린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중부, 남부, 제주지역에 장마가 동시에 시작한 경우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1973년, 1983년, 2007년, 단 세 차례 뿐이었다. 일반적으로 장마는 남쪽 지역부터 시작돼 차차 북상한다. 장마는 보통 7월 하순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완전히 올라 가면 끝난 것으로 본다.

장마전선의 형태는 기다란 띠 형태다. 오호츠크해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동북 기류와 북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서남 기류가 충돌해 형성된 정체전선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특징이 있다.

지난 26일 첫 장맛비를 전국에 뿌린 장마전선은 대만 동쪽 해상에서 북상하는 열대저압부와 중국 중부를 거쳐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기압골에 의해 만들어졌다. 원래 장마전선은 제주, 남부, 중부 순서대로 올라오는데 이번 장마전선은 남쪽에서부터 올라오면서 저기압에 의해 끌어 올려질 때 중심부가 더 힘을 받으면서 북으로 길쭉한 형태로 올라왔다. 장마전선이 고깔 모양처럼 남북으로도 길게 형성되면서 전국 동시에 비가 내렸다.

29일 장마전선은 중국 중부를 거쳐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기압골과 남서쪽으로부터 북상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진다. 서쪽지방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형태다. 제주도와 전남, 충남에 비가 시작돼 그 밖의 남부지방과 충청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부지방 상층에 찬 공기가 머물면서 서울·경기도, 강원도는 5~20mm 안팎의 적은 양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번 장맛비는 29일 오후부터 30일 새벽 서해 남부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남부지방을 통과하면서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총 200㎜ 이상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

이후 장마전선은 일본 남쪽해상으로 남하했다가 7월 6일부터 7일경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다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 예보와 정보를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