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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전 부총리 "방향이 좋다고 전부 좋은 게 아니다"

최종수정 2019.06.21 11:17 기사입력 2019.06.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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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통화 이어 토론회서 현 정부 비판…"혁신 없는 소득주도성장은 허구"
정치·노조·정부 등 세가지 리스크 지적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21일 서울 중구 안민정책포럼 조찬 세미나에 참석, '한국경제 비상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21일 서울 중구 안민정책포럼 조찬 세미나에 참석, '한국경제 비상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원로 경제 관료인 진념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방향이 좋다고 전부 좋은 것은 아니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내놨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표되는 소득주도성장과 재원조달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 당초 취지와 달리 우리 경제에 독(毒)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진 전 부총리는 20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혁신 없는 소득주도성장은 허구"라며 이 같이 일갈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개념조차 정의를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히 인상한 것은 실패사례"라면서 "연봉 7000만원 이상의 대기업 노동자들까지 최저임금 위반으로 만드는 것은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언급하며 "정부가 치밀히 준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진 전 부총리는 특히 최근 사회적 합의에 실패한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협약 비준을 언급하며 "국회에서 어떻게 논의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사의 자유를 담은 협약 '87호'에 대해 퇴직자와 해고자 노조자격 인정,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일부 공무원 노조결성 허용 등을 언급하면서 "보통 시한폭탄이 아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4차산업혁명시대에 고용 유연안정성과 생존을 위해 개혁하지 않으면 공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우리가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 전 부총리의 이런 쓴소리는 21일 오전 열린 토론회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이날 안민정책포럼이 주최한 '한국경제 비상의 길' 토론회에 연사로 참석해 "1997년과 2008년 두차례 위기 겪으면서도 한국경제는 빨리 구조조정하고 회복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신용평가사 모두 한국경제를 '다시 끓는 물 속 개구리'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제약받고 있고 기업은 경제민주화, 복지경쟁 등으로 의욕을 잃고 있다'는 점을 한국경제 위기의 본질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규율은 하되 규제를 풀어 벤처를 비롯한 창업풍토를 확산시키고 창조적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진 전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치ㆍ노조ㆍ정부' 등 세가지 리크스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리스크에 대해 "5년마다 정권이 바뀌는데 그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 리스크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언급하며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이 어렵다면 업종과 기업 규모별로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기업과 정부, 정규직 노조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있어야 할 때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은 심각한 얘기"라면서 "시스템과 거버넌스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청와대 경제수석이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사이에서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일자리수석, 정책실장, 경제보좌관, 재정기획관 등 사공이 너무 많다"고 평가했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재정의 역할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은 어디에 쓰느냐다"고 답했다. 그는 "성장동력을 키울 수 있는 분야에 써야지, 지금처럼 일자리를 나눠주는 식으로 재정을 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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