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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2000원 닭다리'에 떠는 치킨 소상공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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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 '2000원 닭다리'에 떠는 치킨 소상공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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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이선애 기자] 편의점들이 치킨 판매를 본격화한 데 이어 후발주자인 이마트24마저 판매를 검토하면서 동네 치킨집과의 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치킨값 2만원'에 부담을 느끼는 서민들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지만, 점주들은 이미 포화 상태인 시장에 편의점과도 경쟁해야 하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이마트24는 이달부터 10개 매장을 대상으로 치킨 시범 판매를 시작한다. 3~4개월간 판매 추이를 보고 반응이 좋으면 정식 판매를 검토할 계획이다. 그동안 편의점 주요 업체 중 직접 튀겨 파는 치킨을 판매하지 않고 있었던 이마트24마저 치킨 경쟁에 발을 담근 것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아직 (정식판매 여부가)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점주들의 매출 확대를 위해 계절적 상황에 따른 판매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세븐일레븐도 지난달까지 시범판매를 마치고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치킨 판매를 시작했다. 총 13개 종류의 치킨을 운영하며, 이중 5개 품목은 bbq에서 공급받는 냉동치킨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크릿 테이스트 치킨 바이 비비큐' 브랜드로 시범판매를 진행했던 세븐일레븐은 최근 bbq를 빼고 '치킨의 정석'이라는 새 이름을 내걸었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치킨 판매를 확대하는 이유는 2만원에 달하는 비싼 치킨 가격 때문에 2000원대에 먹을 수 있는 편의점 조각 치킨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 판매가 주 수입원인 편의점으로서는 치킨을 함께 판매하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다. 1인 가구 확대로 '혼술족'(술을혼자먹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수 년 전부터 치킨 판매를 시작한 GS25와 CU의 경우, 지난 한 달간 치킨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30% 늘어났다. 게다가 배달앱과 편의점이 손잡으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까지 엿보이는 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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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경기 불황에 최저임금과 임대료 등의 비용 부담으로 먹고 살기 힘든데, 편의점까지 판매에 나서면서 장사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광명동에서 개인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서석현(39ㆍ가명)씨는 "1~2인 가구가 많아진 상황에서 조각으로 판매하고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의 공세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매출도 매년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


동네 치킨집은 물론,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주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박술민(42ㆍ가명)씨도 "포화상태인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의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쟁 치킨프랜차이즈에 편의점 내 같은 bbq 브랜드와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법적으로도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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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은 프랜차이즈 치킨의 편의점 판매를 제한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상표를 내세우지 않았고 다른 유통 채널에서 다른 형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쉽게 규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치킨집 개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2만4000개)까지 포함해 3만개를 넘어선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전국의 치킨 관련 자영업자만 3만명이 넘는다"면서 "소비자 권익도 좋지만 이들의 생존권 보호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생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치킨집 대목으로 꼽히는 국가대항전 축구경기에서도 편의점과 치킨집의 경쟁은 계속된다. 이날 GS25는 경기 전날인 15일 하루 동안만 9900원에 파는 치킨25 '한마리치킨'을 5900원으로 할인 판매한다. BC카드와 NH농협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행사 맥주 8캔 구매 시 1만5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행사도 실시한다. 맥주 8캔과 치킨 한 마리를 사도 2만원이 조금 넘는 셈. 이마트24도 15일 하루 동안 반반닭강정과 안주야 직화불막창을 평소 대비 50% 가격인 4950원, 3950원에 각각 판매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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