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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 해군기지' 정부·해군 일방적 사업 추진…경찰은 '방패막이'

최종수정 2019.05.29 12:00 기사입력 2019.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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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
해군·제주도 등 주민투표 적극 개입·방해
警 공권력 동원해 '방패막이'
"국책사업 갈등관리 가장 나쁜 사례"

해군기지 반대 주민들, "국가차원 진상조사해야"

27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가 국제관함식 즉각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8.9.27
    jihopark@yna.co.kr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7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가 국제관함식 즉각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8.9.27 jihopark@yna.co.kr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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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2007년부터 벌어진 ‘제주 강정마을 사태’ 당시 해군과 제주도 등이 개입해 주민투표 투표함을 탈취하는 등 해군기지 유치·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비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된 해군기지 건설의 ‘방패’ 역할을 하며 반대 움직임을 막고 인권침해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정마을 사태는 2007~2012년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반대 집회·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수백명의 주민·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연행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해군 등에 의한 조직적 공작,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 등이 불거졌다.


진상조사위는 먼저 2007년 6월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찬반을 묻는 강정마을 임시총회·주민투표 당시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과 해군기지사업추진위 측이 사전에 모의, 투표 당일 해녀를 동원해 투표함을 탈취하는 방식으로 무산시킨 것을 확인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재차 임시총회와 주민투표가 예정되자 해군은 주민들에게 투표 불참 전화를 돌리고, 투표 당일 주민들을 버스에 태워 관광을 시킨 뒤 투표가 끝난 시간에 귀가하게 하는 등 주민들이 하는 투표에 개입해 방해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특히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유치반대위’가 꾸려지자 제주도·해군·서귀포시·국가정보원·경찰 등 유관기관들은 같은 해 9월부터 조직적으로 공모해 공권력을 동원한 강경진압 대책을 꾸렸다. 이후 경찰이 해군기지 건설 반대 측에 대해 폭행, 욕설, 신고된 집회 방해, 강제연행, 이동권 제한, 차량 압수 등 ‘과잉진압’에 나섰다는 게 진상조사위의 판단이다. 시위가 절정에 달했던 2011~2012년 2년 동안 경찰에 연행된 주민·시민단체 회원들만 503명에 달했다. 이와 함께 해군이 해군기지 찬성 측 주민에게 향응을 제공했고, 청와대·국군사이버사령부·경찰청이 정부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인터넷 댓글 공작을 펼쳤던 사실도 이번에 확인됐다.

진상조사위는 정부에 주민 의사를 무시하고 물리력을 동원해 강행한 데 대해 사과할 것과 해군·해경·국정원 등 타 기관의 부당 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 강정마을회에 대한 행정대집행 비용청구 철회 등을 권고했다.


유남영 진상조사위 위원장은 “경찰은 제주도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사업 수행을 위한 방패 역할에 충실한 셈”이라며 “주민 의사를 무시한 상태에서 반대 주민들과의 갈등을 경찰력과 사법쟁송 수단으로 해결하려 한 것으로 국책사업 갈등 관리에 있어 가장 나쁜 사례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에 대해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입장을 내고 정부와 해군의 사과와 국가 차원의 조속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또 국정원·해군·경찰·해경을 비롯한 제주도 등 관련자들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주민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상식을 뛰어넘는 충격”이라며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공권력 남용으로 인한 인권침해로 얼룩진 사건임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잘못된 해군기지 추진 과정에 대해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즉각적으로 사과하고 지체 없이 국가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꾸려 제주해군기지 입지선정 및 추진과정에 대한 전면적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총체적인 진상규명만이 과거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는 길이며, 향후 다른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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