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서 수익내는 공매도·인버스 ETF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로 주식시장이 연일 하락하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는 남몰래 미소짓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공매도와 인버스 투자자 평가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이달 들어 전날까지 삼성중공업,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GB금융지주, LG디스플레이 등이 공매도 투자자의 주요 표적이 됐다.

삼성중공업은 전체 거래량 4217만주 가운데 468만주가 공매도였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해둔 상장사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삼성중공업 공매도 투자자의 평균 매도 가격은 8223원으로 현재주가 7780원보다 5.4%가량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매도 투자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 삼성전자 평균 공매도 가격은 4만3891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3.8% 높다. SK하이닉스는 평균 공매도 가격이 5%가량 높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지수가 5.65%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대비 공매도 투자자 평가수익률이 낮게는 9%에서 높게는 11%에 달하는 셈이다.

코스피보다 하락률이 컸던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투자자 수익률은 더욱 높다. 코스닥 시장 내 공매도 수량이 많았던 아이에이와 대한광통신, 시그네틱스 등은 공매도 평균 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10% 이상 비싸다.

하락장에서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기관 투자가는 이달 들어 코덱스 200선물 인버스2X를 1410억원어치 사들였다. 투자 수익률은 8%를 웃돌고 있다. 기관은 또 코덱스 인버스와 코덱스 코스닥 150선물 인버스 등도 집중적으로 사들여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태다. 세계 주요 주식시장 하락요인으로 작용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수 없다는 점에서 급격한 지수 반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수 있다고 시사했다"면서 "다음달 G20 정상회담이 열릴 때까지 무역협상을 둘러싼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