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의회 온라인보호법안 발의…최대 8억원 벌금·플랫폼까지도 처벌
말레이시아 작년 첫 가짜뉴스 처벌법…나집 前총리, 비자금 의혹 탈출 목적
"캄보디아 정전, 中 水電 명분쌓기용"…선동죄 처벌 가능해 입법여부 미지수

[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가 관련 처벌 규정을 만든 데 이어 최근 싱가포르와 캄보디아도 잇따라 가짜뉴스 차단을 위해 법안 마련에 나섰다.


9일 주요 외신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싱가포르 의회는 최근 가짜뉴스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온라인 보호법안(The Protection from Online Falsehoods and Manipulation Bill)을 발의했다. 법안은 가짜뉴스의 유포자는 물론 이를 게재한 온라인 플랫폼 등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어기면 최대 100만싱가포르달러(약 8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선거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만싱가포르달러(약 4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앞서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난해 가짜뉴스를 유포하거나 작성할 경우 6년 이하 징역 또는 50만링깃(약 1억3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법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중에서는 처음으로 제정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 같은 법을 만든 것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나집 라작 전 총리가 국영투자기업인 '1MDB'에서 수십억 달러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마하티르 모하마드 현 총리가 이끄는 희망연대가 총선에서 승리하고 나집 전 총리가 권력남용과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최근 이 법을 폐기하기 위한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캄보디아에서도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나설 조짐이다. 지난달 훈 센 캄보디아 총리가 가짜뉴스 처벌법 입안을 고려해볼 것과 현재 입안 중인 사이버범죄법안을 서둘러 만들 것을 지시하면서부터다. 캄보디아의 이 같은 행보는 극심한 가뭄에 따른 전력난으로 지난달부터 정부가 실시 중인 계획정전을 두고 최근 '중국이 수력발전소를 더 지으려는 명분 쌓기'라는 가짜뉴스가 페이스북을 통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캄보디아에서 가동 중인 9개의 수력발전소 가운데 소수력발전과 1960년대 만들어진 것을 제외한 5개는 중국 자본으로 건설하고 일정 기간 이를 운영한 뒤 시설을 양도하는 BOT방식으로 지어졌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중국의 추가 수력발전소 건설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계획정전이 정부와 중국의 기획이라는 얘기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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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훈 총리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이 실제로 제정될지는 미지수다. 기존 법률만으로도 선동죄를 적용하면 최대 징역 2년, 250~1000달러(약 28만4000~113만원)의 벌금형 등 형사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정부와 여당이 시민들을 탄압하는 도구로 이 선동죄를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시민단체들은 가짜뉴스의 폐해 차단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아세안 주요 국가들의 관련 처벌법 마련에는 체제나 정권 유지를 위해 표현 및 의견의 자유와 언론자유를 옥죄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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